돌아선 민심에 ‘새 얼굴’ 절실해진 국힘…“기존 보수층 잘라내야”

돌아선 민심에 ‘새 얼굴’ 절실해진 국힘…“기존 보수층 잘라내야”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경태 16.8%
쇄신 요구하는 국민 의견 반영된 사례…“보수 새 인물 나와야”
안철수·나경원 등 기존 보수 뒤로 밀려…“기존 그룹 잘라내야”

기사승인 2025-07-16 17:02:29 업데이트 2025-07-17 14:23:09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이 주류 보수 정치인보다 당대표에 적임자라는 여론조사가 나오며 오랜 기간 보수로 자리잡은 인물은 빠지고 ‘난세의 영웅’이 될 새 얼굴이 등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조경태 의원이 16.8%로 나타났다. 이어 △김문수 전 대선후보(13.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1.1%) △안철수 의원(10.8%) △장동혁 의원(6.3%) △나경원 의원(5.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래된 정치인의 재도약이 아닌 새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내홍을 겪으며 상처가 곯은 국민의힘을 쇄신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치인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조 의원이 대선주자인 김 전 후보와 당대표 출신 한 전 대표 등 당 내 주류 세력을 앞지른 것이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 의견이 반영된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5월 대선 직전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윤상현 의원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임명에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며 당 내 주류 세력인 친윤(친 윤석열)계에 비판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 6·3 대통령 선거 경선 당시 한동훈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친한(친 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됐다. 다만 이번 출마 결정은 독자적인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문수 전 대선후보는 극우 세력인 전광훈 목사와 연관성 의혹, 한동훈 전 대표는 당 내 내부총질을 했다는 평가 등이 걸림돌이 되며 민심을 잃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당 내에서 이렇다 할 행적을 보여주지 못한 안철수 의원은 비상계엄 반대 목소리로 인해 그나마 10%의 지지율을 넘겼다. 두 번의 당대표 출마에 미끄러진 나경원 의원은 친윤계로 거론되며 지지율은 5.4%에 그쳤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7.5%까지 떨어져 지지 정당이 없다고 한 응답자(21.9%)보다 높아지며 보수층에서도 국민의힘에게 등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민심은 국민의힘 내 친윤계를 밀어내고 탄핵에 반대한 의원들이 책임을 거머 쥐어줘야 한다고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들이 주류가 돼야 국민의힘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대로 당대표를 친윤계가 거머쥐면 또 TK지역당으로 몰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안철수와 나경원 등 오랜 기간 보수 주류로 자리잡은 의원들이 뒤로 밀려난 데 대해 “민심과 이격거리가 생겼다”며 “국민의힘이 쇄신 없이 답답한 모습을 보이니 (기존) 그룹을 치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의 추후 쇄신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12·3 내란 사태를 통해 상처를 받아 곪았다. 이런 부분을 잘라내 새 살(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건강한 보수가 될 수 있다”며 “12·3 내란을 반대했던 조경태, 안철수, 한동훈의 단일화를 통해 새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 ‘모르겠다’고 응답한 28.5%도 밴드왜건 효과로 새 얼굴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따라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심은 민심과 차이가 있겠지만,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 새로운 싹이 터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당지지율을 보더라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진보나 중도 지지층이 많아졌다보니 조경태 같은 인물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심으로 볼 때는 결국 김문수, 나경원, 장동혁 등 친윤계와 조경태, 한동훈, 안철수 등 친한계의 양자 대결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평론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6.0%), 무선 ARS(94.0%)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5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