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부로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 리더십 아래 글로벌 ‘빅3’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한 현대차는 담대한 비전을 통해 미국 관세와 중국 신규업체와의 경쟁 등 복합위기에 정면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빅3 성장…고부가가치 차종 확대‧전동화 등 견인
13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22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5위를 유지했던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2계단이나 상승하면서,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과 함께 빅3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 역시 급증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2019년 163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82조7000억원으로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5조6000억원에서 26조9000억원으로 380%나 올랐다.
현대차의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와 친환경차 중심의 사업 재편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제네시스 판매량은 2019년 7만7135대에서 지난해 22만9532대로 급증하며, 글로벌 대표 고급 브랜드차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 향상에 힘쓴 결과다. 또 지난 5년간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 판매한 RV 평균 가격은 각각 114%, 58% 상승했다.
이와 함께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을 앞세워 매년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141만여대로, 2019년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연간 100만대 이상 판매가 이어지면서, 친환경차 누적 판매대수는 올해 상반기 700만대를 돌파했다.
“상상 속 모빌리티 현실화”…미래 신사업 투자 박차
현대차는 로보틱스‧수소‧AAM(미래항공교통) 등 미래 신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보틱스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로보틱스랩을 신설한 데 이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로봇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해 2021년 세계적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했다. 로보틱스 사업을 위해 미국에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주력 제품군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4족 보행로봇 ‘스팟’, 물류용 로봇 ‘스트레치’ 등의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비전을 밝히는 등 수소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미래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가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수소 밸류체인 모든 단계에 설루션을 제시하며,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 실행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한‧중 수소 선도 도시와 ‘수소 산업 협의체’ 구성 △한‧일 의원연맹의 ‘수소 협력 네트워크’ 참여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기술 협력 등에 나서며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현대차, 글로벌 복합위기 해법 적극 모색 방침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공급망 다각화와 탄력적 생산 및 판매 등 시장별로 최적화된 전략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 등 각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재편되고 있는 세계 통상 질서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정체 대처를 위해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EREV 및 수소전기차 지속 출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전용 전기차의 앞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역 특화 상품성을 갖춘 신형 전기차들을 유럽을 비롯한 중국, 인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등 수요 회복에 대비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로보틱스, 수소, SDV 등 주요 신사업의 수익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며 “동시에 각 분야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확보라하고 혁신 DNA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