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합수팀)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이 파견 경찰관 백해룡 경정에게 사실상 독립된 수사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백 경정이 첫 출근에서 “불법단체로 출근한다”고 공개 비판한 지 하루 만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백 경정을 포함한 5명 규모의 ‘백해룡팀’을 꾸려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 팀을 ‘작은 경찰서’처럼 구성해 백 경정이 직접 영장 신청과 송치 등 경찰 고유의 절차에 따라 독자적으로 수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백 경정은 본인이 고발인이자 피해자로 얽힌 ‘외압’ 사건을 제외한 세관 마약 의혹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수사 개시부터 결재까지 팀장으로서 전결권을 행사하며, 검찰 승인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다.
동부지검은 백 경정의 사무실을 청사 10층에 마련했다. 경찰 전산망이 연결된 PC가 설치돼 있어 수사 개시는 언제든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백 경정은 전날 첫 출근길에서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며 “검찰은 외압 의혹의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구조로는 뜻한 대로 수사할 수 없다”며 인력과 구조적 한계를 지적해 왔다.
한편 동부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백 경정의 비판에 반박했다. 동부지검은 “합동수사팀을 구성하면서 백해룡 경정과 함께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영등포서 수사팀을 포함해 검찰 수사인력보다 많은 외부기관 인력을 배치했다”며 “모든 수사 과정에서 일체의 위법성 시비가 없도록 적법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이 백 경정에게 별도 팀을 꾸리고 전결권을 부여하면서, ‘합수팀 불법’ 논란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갔다. 다만 검찰이 외압 의혹의 수사 대상이라는 백 경정의 근본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경우, 합수팀 내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