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며 안보 강화에 속도를 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당 일각에서는 보수의 오랜 숙원이었던 핵추진 잠수함 개발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주면 좋겠다”며 “한반도 동해와 서해 해역 방어 활동에 있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과 중국 잠수함을 추적하는데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재래식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본인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잠수함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한 공개적인 평가를 자제한 채, 잠수함이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건조되는 점을 지적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북핵 위협이 높아진 상황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잠수함이 건조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기술 자립과 거리가 먼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잠수함은 단순한 수입품이 아닌 우리 기술로 확보해야 할 자주국방의 상징”이라며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공식 발표문이나 공동 성명에도 구체적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 정치적 수사만 남은 채 잠수함 도입이 표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과 관련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핵연료 공급 요청 승인은, 한미동맹이 군사·기술 협력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세워 신속히 실행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핵추진 잠수함 건조 결정은 신의 한 수였다”면서 “국민의힘 내에서 많은 비판이 있겠지만 잠수함 건조에 강력히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진보는 우리가 잘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에 빠져있었다”며 “(이 대통령의) 잠수함 건조 추진 언급을 보고 ‘고단수의 결정’이라고 느꼈다”고 호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