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주 의생명 연구 첫발…누리호에 오르는 한림대 ‘바이오캐비넷’

한국형 우주 의생명 연구 첫발…누리호에 오르는 한림대 ‘바이오캐비넷’

기사승인 2025-11-24 09:24:19
박찬흠 교수 사진.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제공

박찬흠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한림대 나노바이오재생의학연구소장) 연구팀이 개발한 우주 생물학 연구 탑재체 ‘바이오캐비넷(BioCabinet)’이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에 실려 오는 27일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보내진다.

바이오캐비넷은 바이오 3D 프린터와 줄기세포 분화 배양기를 포함한 첨단 연구 플랫폼으로, 우주 환경에서 자동으로 인공 심장을 제작하고 질환 반응성을 분석하도록 설계됐다. 무게 55kg, 크기 790×590×249mm 규모로 제작됐으며, 기본 임무 기간은 60일이다.

탑재체에는 두 개의 바이오 모듈이 포함됐다. 첫 번째는 역분화 심장 줄기세포로 심장 조직을 3D 프린팅하고 세포의 수축과 박동을 관찰하는 모듈이며, 두 번째는 편도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해 혈관 분화를 확인하는 모듈이다. 연구팀은 우주 환경에서 혈관 분화와 심장 조직 형성이 검증되면 향후 심혈관질환 치료용 인공장기 제작 연구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캐비넷은 국내 연구진이 우주에서 생체조직을 3D 프린팅해 박동 데이터를 확보하는 첫 시도다. 우주 미세중력은 지상 연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도 신약 결정화 연구를 위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투자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증이 심혈관질환 치료제 개발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흠 교수는 바이오캐비넷 발사를 시작으로 우주 의생명공학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우주에서 배양한 교모세포종을 활용해 항암제 반응성을 분석하는 위성 기반 연구 플랫폼 ‘바이오렉스(BioRexs)’ 발사를 준비 중이며, 우주에서 제작한 인공 간을 지구로 귀환해 동물에 이식하는 ‘바이오리브(BioLiv)’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주 개발은 당장 수익이 나는 분야는 아니지만 미래 기술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영역”이라며 “이번 발사를 계기로 대한민국 우주 의생명공학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