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에 정부 ‘초강수’…대통령실 “예의주시”

환율 고공행진에 정부 ‘초강수’…대통령실 “예의주시”

대통령실 “민생·물가 영향 주시”…정부, 세제·환헤지 등 전방위 대응
1500원 목전서 ‘변곡점’ 맞은 환율…외국인 순매수·달러 약세도 영향

기사승인 2025-12-24 17:54:41
김남준 대변인이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향해 치솟던 가운데 정부의 고강도 대응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급락했다. 대통령실은 고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외환당국의 입장으로 갈음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통령실은 24일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 “예의주시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환율에 대한 대통령실 차원의 별도 대응책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오늘 오전 외환당국에서 환율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그 입장으로 답변을 대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외환시장 개장 직후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공동으로 ‘외환 당국 시장 관련 메시지’를 내고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구두개입이었다.

정부의 메시지가 나오자 환율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8원 하락한 1449.8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6일(1447.7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은 2022년 11월 11일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다.

환율은 이날 장 초반 1484.9원에 출발하며 연고점 경신을 위협했으나, 개장 직후 외환당국의 발언이 전해지자 20원 가까이 급락했고 이후 낙폭을 더욱 키웠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말뿐 아닌 행동’ 예고가 환율 방향성을 바꾼 분기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해 민생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체감 물가가 높아지면서 민생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구두개입과 함께 제도적 대응도 병행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에 재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 대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률을 상향하는 방안을 내놨다. 국민연금공단도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활용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5200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화 약세와 엔화 강세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외환당국의 추가 대응 여부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이 환율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