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 경제 협력의 상징적 무대가 8년여 만에 다시 열렸다. 총 600명의 양국 기업인이 모인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도 대거 참석해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201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중 기업인 행사로,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과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 측에서는 경제사절단 161개 기업에서 416명이 참여했으며, 중국 측에서도 기업인 200여 명을 포함해 총 6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부 인사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노재헌 주중대사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를 비롯해 중국무역촉진위원회 런홍빈 회장, 중국석유화공그룹 후치쥔 회장, 중국에너지건설그룹 니전 회장, 중국공상은행 랴오린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TCL과기그룹 리둥성 회장과 CATL 정위췬 회장 등 중국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과, 텐센트 류융 부회장, ZTE 쉬쯔양 회장 등 정보통신 분야 주요 인사들도 행사장을 찾아 한국 기업인들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양국 기업인을 향해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도 얻기 어렵다”며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바로 서로에게 가장 귀한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중 관계의 전면적 회복에 뜻을 모았다”며 “이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멀리서 친구를 찾지 말고, 시 주석의 말씀대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한국과 중국이 서로 사귀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고려시대 국제 무역항인 ‘벽란도’를 언급하며 “벽란도는 단순한 교역의 장을 넘어 기술과 사상, 문화가 오가던 공간이었다”며 “중요한 것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은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평화와 질서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벽란도 정신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제조업과 서비스·콘텐츠 산업을 협력의 양대 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제조업이라는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야 한다”며 한국의 인공지능을 접목한 산업 혁신을 언급한 뒤 관련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서비스·콘텐츠 산업과 관련해서는 문화 교류 확대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의 진전을 강조했다.
끝으로 “물을 건너는 데에는 배가 필요하지만 배를 띄우는 것은 결국 사람의 선택”이라며 “여러분이 한중 협력의 항로를 열어달라. 한국 정부도 필요한 환경 조성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허리펑 부총리는 축사를 통해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라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중한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포럼을 기회로 힘을 합쳐 경제·무역 협력이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흔히 한중관계의 방향을 논할 때 ‘구동존이’(求同存異·공통점을 찾되 차이는 인정)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이라며 “오늘 포럼이 서로의 차이를 넘어 새로운 성장의 실마리를 찾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