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고객과의 접점을 단순한 차량 전시 공간을 넘어 브랜드 철학과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경험의 장’으로 재정의하며 공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고객 중심 경영 기조에 맞춰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고객 기대를 반영한 공간 설계를 통해 고객 경험을 전방위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지난해 고객과 직접 마주하는 핵심 거점을 새단장하거나 신규 오픈하며, 전시 중심 공간에서 커뮤니티·라이프스타일·미래 사용자 경험(UX) 연구를 아우르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전시장을 넘어, 브랜드 경험의 확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전면 개편하며 고객 소통 방식을 재설계했다. 이번 개편은 자동차를 매개로 고객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교류하는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자동차 문화 전반을 탐색할 수 있는 도서와 브랜드 아이템, 차량 전시, 라운지 등을 큐레이션하고, 전시·체험·커뮤니티가 경계 없이 연결되도록 구성해 자동차 문화를 일상처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지난 2011년 여의도지점에 커피빈과 협업한 테마형 전시장을 도입하며, 매장 안에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들이는 ‘샵 인 샵(Shop in Shop)’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고객의 체류 경험을 중시한 이 시도는 오늘날 공간 중심 고객 경험 전략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서울 성수동의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를 지난해 새단장하며 전동화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공간 구조를 재정비해 개방감을 높이고,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 구성을 최적화했다. ‘모빌리티와 사람을 연결한다’는 커넥팅 스퀘어 철학 아래 다양한 고객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4월 충북 청주에 브랜드 전용 전시관 ‘제네시스 청주’를 개관하며 프리미엄 커뮤니티 경험을 제시했다. 전 차종 시승, 라이프스타일 컬렉션, 콘셉트카 스토리 전시, 참여형 클래스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설계됐으며, 각 층 전시 공간을 통해 디자인과 기술력, 브랜드 철학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시승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라운지를 통해 지역 고객과의 접점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제네시스는 서울 신라호텔 5층에 ‘제네시스 라운지’를 마련해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G90 롱휠베이스·블랙 등) 오너 전용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건축 개념인 ‘터’에서 착안한 여백과 개방감을 살린 공간 구성으로 편안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구현했다.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네시스의 철학(Distinctly Korean)에 맞춰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이닝 코스와 단품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이 참여하는 모빌리티 개발 현장까지
현대차·기아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을 위한 사용자 경험 연구 공간도 고객에게 개방했다. 지난해 7월 현대자동차 강남대로 사옥에 문을 연 ‘UX 스튜디오 서울’은 기존 UX 스튜디오를 이전·확장한 공간으로, 고객이 모빌리티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연구 플랫폼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체험하고, 선행 UX 연구 과정에 참여해 사용자 의견이 차량 개발에 반영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오픈랩’에서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반 기술과 UX 프로토타입을 체험할 수 있으며,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에서는 몰입형 시뮬레이션을 통한 정밀 검증이 이뤄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공간들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파트너로 도약하려는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차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