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무난한 차는 많지만, 나에게 딱 맞는 차는 드물다. 하물며 운전자 개개인의 취향과 성향, 감각까지 담아낼 수 있는 차는 더 희귀하다. 올 뉴 5008은 ‘패밀리카 SUV’를 내세워 가족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개개인의 개성까지 녹일 수 있는 모델이다. 기자는 인천 강화도에서 경기도 김포까지, 시내·고속도로·국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약 30km를 주행하며 올 뉴 5008을 제대로 느껴봤다.
지난 2일 김포에서 열린 언론 공개 행사를 통해 만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10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국내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단순히 가족을 위한 실용성에 머무르지 않고 ‘운전자 개인의 취향까지 반영하는 패밀리 SUV’를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이날 “공간과 연비, 승차감, 안전성 등에서 고르게 점수를 받는 SUV는 많지만, 그 안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차’는 많지 않다”며 “올 뉴 5008은 가족을 위한 기능과 함께 운전자의 취향과 감각까지 담을 수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푸조 측은 5008의 성격을 ‘3S’로 요약했다. 스타일리시(Style), 넓은 공간(Spacious), 스마트(Smart)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과 픽셀 LED 헤드램프, 절제된 면 중심의 차체 디자인을 강조했다. 실내에는 21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기반의 파노라믹 아이-콕핏(i-Cockpit) 구조가 적용됐다.
플랫폼은 스텔란티스의 STLA 미디엄이 쓰였다. 전장 4.8m대, 휠베이스 2.9m 구성으로 차체가 커졌고, 7인승 구조에 맞춘 공간 설계가 이뤄졌다. 2열에는 열선 시트도 추가됐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3열 폴딩 시 916L, 2열까지 접으면 2200L 이상까지 확장된다.
주행 모드 따라 달라지는 성격…정숙함과 경쾌함 공존
실제 주행에서 드러난 5008의 성격은 모드에 따라 분명하게 나뉘었다. 노멀과 에코 모드에서는 전동화 시스템 개입 비중이 높아 정숙한 주행 질감을 보였다. 일상 영역에서는 엔진 존재감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부드럽게 흐르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반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가속 페달 반응이 즉각적으로 변하며 출력 속도 상승도 경쾌하다. 패밀리 SUV라는 차급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움직임이다. 실내 스피커를 통해 연출되는 모터 사운드가 더해지며 운전 감각을 강조하는 연출도 이뤄진다. 운전하며 “재밌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 구성에서도 프랑스 브랜드의 접근 방식이 드러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할 때 버튼 조작 후 한 번 더 ‘OK’ 버튼으로 실행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단계가 하나 더 들어가지만, 기능 오작동을 줄이고 운전자의 의도를 명확히 반영하기 위한 설계다.
7인승 공간 활용성과 프렌치 감성의 실내 구성
공간 구성은 패밀리 SUV의 기본기에 충실하다. 2열은 성인이 앉아도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공간이 확보됐고, 시트 조절 범위도 넓다. 3열은 구조상 성인이 장시간 탑승하기에는 다소 제한이 있으나, 보조 좌석 용도로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3열을 펼친 상태에서도 뒤편에 소형 짐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남는다. 실내 곳곳의 수납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됐다.
실내 구성은 운전자 중심 레이아웃을 유지했다. 조수석 전면에 별도 디스플레이를 두지 않아 최근 디지털 확장 흐름과는 결이 다르다. 대신 전면 시야가 넓게 확보돼 개방감이 강조된다. i-콕핏 구조와 소재 마감, 앰비언트 라이트 연출은 프랑스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살리는 요소다.
다만 내장 내비게이션 기능은 ‘수입차’라는 특성에 따른 아쉬움이 남는다. 과속 단속 카메라 알림이 제공되지 않고, 단순히 길 안내 역할만 한다. 이에 대해 푸조 관계자는 “국내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제한으로 인해 세부 정보 업데이트에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티맵이나 카카오내비 등 스마트폰 기반 내비게이션을 연동해 사용하는 방식이 사실상 기본 선택지에 가깝다.
5008은 파워트레인 1.2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저속 구간에서는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며, 도심 환경에서는 전기모드 주행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다. 일상 영역에서의 효율성을 중시한 세팅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5008을 푸조 브랜드 내 핵심 차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방 대표는 “푸조의 전체 포트폴리오 중 5008의 판매 비중은 약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디자인과 주행 감성, 전동화 시스템을 주요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올 뉴 5008은 알뤼르와 GT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알뤼르 트림 가격은 4890만원, GT 트림은 5590만원이다. 보증기간은 3년 또는 10만km이며, 5년 무상 메인터넌스(관리)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