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 비닐하우스가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있다.
- 수마가 할퀴고 간 구례군 일대 농경지 처참 - 갑작스런 재난에 피해지역 농민들 망연자실 - 정세균 총리 ‘특별 재난지역 선포하고 적극 지원’ 약속
[구례=쿠키뉴스] 박태현 기자 = 전남 구례군에 이틀 동안 380mm의 집중호우로 섬진강 제방이 붕괴되고 서시천이 범람하면서 구례군 일대의 마을과 농경지가 완전 침수되었다.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 비닐하우스 내부가 비닐이 벗겨진 채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장대비가 쉼 없이 내리더니 마침내 구례군 일대가 천 범람과 함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농가 비닐하우스는 복구가 힘들 정도로 갈기갈기 찢겨졌고 지주대는 폭격을 맞은 듯 휘어져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10일 오후에는 농가 근처에서 알 수 없는 기름이 유출되어 작물들과 논과 밭이 오염되고 있었다. 둥둥 떠다니는 오염된 기름과 함께 농작물은 대부분 물에 잠기거나 토사 바닥에 힘없이 누워 있었다. 비가 잠시 주춤한 사이 논밭을 찾은 농민들의 얼굴은 수심이 가득하다.
10일 오후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 농작물이 폭우를 견디지 못한 채 쓰러져 있다. 수재민 지원을 나선 구례군청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쓰러진 농작물을 세우고 쓰레기를 치우느라 분주하다. 현장에서 긴급 복구작업 중인 구례군청 관계자는 “기름 유출뿐만 아니라 인근 하수처리장 침수로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례군은 생수를 확보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오는 13일 오후까지는 수돗물을 정상 공급할 수 있도록 취수장 펌프를 정비할 계획이다.
구례군청 직원들이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서 폭우로 인해 유출된 기름으로 망가진 농경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구례군청 직원들이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서 폭우로 인해 유출된 기름으로 망가진 농경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구례군청 직원들이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서 폭우로 인해 유출된 기름으로 망가진 농경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9일, 구례군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구례읍과 문척·간전·토지·마산면 17개 리가 물에 잠기고 일대 주민 1000여 명이 12개 대피소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농경지 421ha가 물에 잠기고 가축 3650마리가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액은 약 568억 원으로 예상했다.
구례군청 직원들이 10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에서 폭우로 인해 유출된 기름으로 망가진 농경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9일 호우피해 점검을 위해 전남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피해가 심각한 나주와 구례, 곡성, 담양, 장성, 영광, 화순 등 7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세균 총리는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은 주민 여러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전남지역에 재난지역 기준을 적용해서 특별 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