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중위권을 유지했으나 5월 말부터 꼴찌인 8위로 떨어졌다. 히어로즈, 롯데, LG 그리고 삼성이 ‘가을 잔치’의 마지막 티켓인 4위 자리를 놓고 접전을 거듭하며 매일 순위를 바꾸는 것과 달리 한화만 혼자 처져 있다. 승률만 보더라도 0.369로 혼자 3할대다. 도대체 한화의 문제는 무엇일까.
한화가 최하위로 처진 가장 큰 이유는 붕괴된 마운드 때문이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20명의 투수 가운데 류현진과 안영명의 방어율이 3.87로 가장 좋다는 것은 마운드가 그만큼 허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화의 팀 방어율은 5.69로 8개 팀 가운데 꼴찌다. 에이스 류현진의 경우 최근 3연패 당하며 예년에 비해 힘이 빠진 모습이다. 불펜 역시 황재규와 양훈을 제외하곤 승리를 지킬 수 있는 투수가 없어서 혹사 당하는 바람에 피로가 누적돼 있다.
하지만 한화 마운드의 극심한 부진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세대 교체 실패에 따른 예상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즉 노장 송진우(43) 구대성(40) 정민철(37) 문동환(37)이 제 몫을 못하는 상태에서 이들을 대신할 선수가 없다는 것은 한화가 백업 요원 육성에 소홀한 결과다.
공수 엇박자 역시 한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화는 현재 팀 타율이 0.275로 8개 팀 가운데 중간이지만 홈런은 95개로 2위 히어로즈(83개)보다 무려 12개나 많다. 하지만 안타와 빠른 발 등을 이용한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의 팀 도루는 겨우 24개로 도루 1위인 LG 이대형(34개)이 혼자 훔친 것보다도 적다. 또한 타선이 한번 불붙으면 몰아치지만 1∼2점이 꼭 필요한 박빙의 승부에선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 야수들의 수비 불안 역시 한화의 걱정거리다. 현재 송광민 오선진 이범호 디아즈 오선진 이여상 등은 실책을 남발하며 상대 팀에게 점수를 내주고 있지만 타선의 중심이기 때문에 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화는 마운드 부진과 수비 불안에 대한 책임을 물어 1, 2군 코치를 바꾸는 강수를 썼다. 그리고 마운드 강화를 위해 조만간 디아즈를 퇴출하고 투수 용병을 데려올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분위기 쇄신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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