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떠도는 ‘부상 악령’…순위 경쟁과 열악한 시설 겹쳐

[프로야구] 떠도는 ‘부상 악령’…순위 경쟁과 열악한 시설 겹쳐

기사승인 2009-06-28 17:09:00

[쿠키 스포츠] 올 시즌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부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수 부상은 어느 해나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현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를 보면 이용규 채종범(KIA), 김태균(한화), 이종욱 김동주 고영민 최준석(두산), 박경완(SK) 박명환 김정민(LG), 김주찬 강민호(롯데), 박진만(삼성) 등 전부 스타플레이어들이다. 이들만으로도 국가대표 팀을 꾸려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올해 유난히 부상이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쌓인 피로감=‘WBC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지난 3월 WBC에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시즌 개막 직후 이용규를 시작으로 김태균, 이종욱, 고영민, 박경완 등 WBC에서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줄줄히 그라운드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서재응(KIA), 이범호(한화) 그리고 김현수(두산) 등은 부상했다가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WBC 스타들의 부상이 많은 원인으로 야구계에선 평소 시즌보다 이른 시기에 몸 상태를 끌어올린 것을 꼽는다. 다른 선수들이 시즌을 준비하며 체력을 비축할 때 이들은 혈전을 치르며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특히 결승전까지 치렀기 때문에 이들은 정규 시즌이 시작된지 얼마 안됐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훨씬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피로가 쌓이면 집중력이 떨어져 다치기 쉽다.

◇팀간 격차가 작은 탓에 경쟁 과열=올 시즌 8개 구단의 실력이 엇비슷해 유례없는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가을잔치에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티켓인 4위 자리를 놓고 히어로즈, 롯데, 삼성, LG가 1경기 안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감독은 순위싸움 때문에 선수간 경쟁을 부추기고, 의욕 넘치는 선수들은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기도 한다.

최근 홈 플레이트 충돌 사고가 유독 많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점이라도 점수를 내기 위해 주자들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고 포수는 아예 홈 플레이트를 막는 비정상적인 수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김태균이 홈에 뛰어들다 두산의 포수 최승환과 충돌해 뇌진탕을 당한 것이나 두산 이원석이 롯데 포수 강민호와 부딛혀 기절한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올 시즌 야수들의 수비중 충돌 사고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 이종욱이 김재호와 부딛혀 턱 관절이 부서지고, 히어로즈 이택근이 강정호와 부딛혀 기절한 것 등 가슴 철렁한 충돌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열악한 시설도 부상 속출에 한몫=꼭 이번 시즌 만의 이유는 아니지만 열악한 구장 때문에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잠실, 문학, 사직 등 3개 구장을 뺀 나머지 구장은 인조 잔디가 깔렸고 펜스나 주변 시설도 크게 낡았다. 특히 인조 잔디의 경우 실제 잔디보다 많은 부상을 유발한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봉중근(LG)은 최근 “한국의 야구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열악한 시설 현황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광주구장이나 대구구장은 미국 프로야구 싱글A 수준에도 못미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용규와 김현수가 펜스에 부딛혀 부상을 당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돔 구장을 짓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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