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장마는 프로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물기 탓에 그라운드가 미끄러워져 수비가 힘들어진다. 또한 나무 배트 역시 습기를 머금어 둔탁해지기 때문에 타격도 어려워진다.
반면 투수들은 맑은 날에 비해 구속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제구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변화구는 습도가 높은 편이 더 낫다. 게다가 우천으로 건너뛰는 경기가 많아지면 그만큼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기 때문에 각 팀들은 투수를 여유있게 운영할 수 있고, 투수들 역시 전력투구할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프로야구 역사를 봐도 장마철에는 투고타저가 두드러졌다.
물론 비 때문에 경기스케줄도 들쭉날쭉 해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기도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물론 감독들도 대체로 비 때문에 경기가 순연되는 것을 반긴다. 어차피 해야 할 경기지만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상 선수들이 많거나 선발진이 무너진 팀 그리고 연패로 분위기가 침체된 팀일수록 절실하다.
올 시즌 '부상병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산은 7월 들어 내리 5연패를 당하며 3위 KIA에게도 바짝 쫓기는 신세가 됐다. 다행히 7, 8일 SK에게 잇따라 승리하며 기운을 차리긴 했지만 가능하면 비가 와서 경기를 쉬는 편이 낫다. 무엇보다 전반기 위력을 발휘했던 젊은 투수진에게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9일 경기를 건너뛰게 된 것이 고맙다.
KIA 역시 마찬가지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데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주말 꼴찌 한화에게 1승2패로 밀리는 등 지친 게 역력했다. 따라서 이용규 윤석민 김원섭 등 주전들이 복귀할 때까지 가능하면 게임을 쉬는 것이 낫다.
이외에 LG와 삼성도 비가 오기를 바란다. LG는 올 시즌 유독 비와 인연이 없다가 최근 2경기를 쉬었다. 하지만 하반기 순위 싸움에서 미뤄진 경기가 많은 팀이 아무래도 유리하기 때문에 좀더 경기가 미뤄지길 바라고 있다. 삼성의 경우 홈구장인 대구가 워낙 덥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무더운 7, 8월에는 경기를 쉬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가 반갑지 않은 팀들도 있다. 최근 급상승세인데다 5선발 체제가 비교적 무리없이 돌아가는 롯데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올 시즌 들어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된 이후 열린 경기에서는 매번 지는 징크스가 생겼다.
지난 7일 폭우로 경기가 취소된 뒤 8일 올 시즌 처음 열린 마산 경기에서 롯데는 삼성에 2대 3 역전패를 당한데 이어 9일에도 강우콜드게임으로 7회 0대 3으로 졌다. 앞서 롯데는 5월16일 경기가 취소된 뒤 이튿날 열린 한화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진 뒤 주춤하며 하위권에 떨어졌고, 같은 달 21일 두산과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뒤 곧바로 이어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패를 당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뭔데 그래◀ 알몸 뉴스 국내 상륙,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