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실종’ 산악인 고미영 사망

‘히말라야 실종’ 산악인 고미영 사망

기사승인 2009-07-12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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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에 나섰던 고미영(41·코오롱스포츠)씨가 11일(이하 한국시간)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1500m 협곡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주(駐)파키스탄 한국대사관 측은 12일 저녁 "고씨가 이끌던 등반팀과 오늘 위성전화로 통화했다"면서 "등반팀은 고씨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구조팀이 헬기를 동원해 13일 시신을 운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등반팀은 대사관 측에 장례절차 및 시신 운구 등 문제를 상의해왔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10일 오후 8시30분쯤 파키스탄 북동부와 인도 접경지역에 위치한 낭가파르밧 등정에 성공하고 내려오다 11일 오후 10시30분쯤 해발6200m 지점에서 발을 헛디뎌 벼랑에서 떨어졌다. 사고가 나자 베이스캠프에 있던 동료 산악인들이 고씨를 찾아나섰고 파키스탄정부의 도움으로 헬리콥터를 동원한 수색작업 끝에 협곡에서 고씨를 발견했다. 하지만 현지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가 접근하지 못하고 구조작업이 중단됐다.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9번째로 높은 해발 8126m의 낭가파르밧은 히말라야 봉우리 가운데도 험난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에 고씨가 사고를 당한 지점은 평소 눈사태와 낙석이 많아 로프를 사용할 수 없는 해발 6200m의 '칼날 능선'으로 불리는 곳이다. 고씨는 이 지점에서 대원들과 로프로 연결하지 않고 하산하다 1500∼2000m가 되는 협곡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부 공무원 출신으로 1991년 코오롱 등산학교를 통해 산악에 입문한 고씨는 97년부터 본격적으로 암벽 등반가로 활동했다. 특히 고산 등반에 도전하기 전에는 국내 여성 스포츠클라이밍의 1인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6047m) 등정을 계기로 산에 매료돼 아듬해 히말라야 초오유(8020m) 등정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8년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정복했으며 올들어 낭가파르밧까지 오르면서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개 가운데 11개 등정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산악계에서는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지나친 기록 경쟁이 원인이 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고씨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여성 산악인인 오은선(43·블랙야크), 오스트리아의 겔린데 칼텐브루너(39)와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36)이 12개로 세계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고씨와 오씨는 지난해부터 각각 원정대를 이끌고 기록 경쟁을 벌여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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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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