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정치] 지난 2월29일 팔순의 나이에 하와이대학 방문교수 자격으로 공부하러 떠난 권노갑(80) 전 민주당 고문이 지난달 26일 학업을 멈추고 잠시 귀국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잠깐 들어온 것이다. 지난 6일 오전 7시 서울 서교동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하와이의 뜨거운 태양에 구리빛으로 검게 탔다.
-공부는 잘 되시나요?
“예, 아주 잘하고 있어요. 재미있어요. 타임지, 뉴스위크지, 오바마 자서전 등을 교재로 미국인 제이콥 교수와 한국인 박미정 교수에게 1대1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오후 5시부터 1∼2시간씩 과외를 하지요. 학교측 배려로 조그만 연구실도 하나 얻었어요. 도서관에도 자주 가서 공부를 합니다. 공부를 하니까 젊어지고요, 몰랐던 것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좋은 영어문장은 노트에 옮겨서 그냥 외웁니다.”
-기억력이 뒷받침되나요?
“아직 기억력은 쓸만합니다. 내가 사람 이름 외우는 것하고 얼굴 기억하는 능력이 조금 남다른 것 같아요. 아직 영어단어 외우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가서 제일 불편한게 뭐였나요. 영어였나요?
“아뇨. 영어는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어요. 학교에 가서 처음 숙소는 기숙사였는데 방이 좁고 아이들은 떠들고 무엇보다 공동 화장실에 공동 목욕탕을 쓰는데 도저히 못있겠더군요. 그래서 한 달만에 침실과 거실이 딸려있는 원룸으로 옮겼어요. 학교에서 걸어서 1시간 20분 거리입니다. 매일 오후에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갑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가방을 어깨에 메고 학생처럼 갑니다.”
-차가 없으세요?
“차를 사지 않았어요.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에 갈 때는 걸어가지만 집에 올 때는 교수들과 저녁을 같이하고 그 분들이 차로 데려다 줍니다. 쇼핑할 때 불편하지만 내가 다니는 참빛교회 양명수 목사님이 데려다 줍니다. 때때로 택시를 타면 교민들이 알아보고 고생한다며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언젠가 국민일보에 난 제 인터뷰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서 하와이 대학교수들에게 줬더니 반응이 좋더군요.”
-언제 공부를 끝내고 돌아오실 건가요? 그리고 언제 다시 하와이로 가세요?
“귀국은 내년 1월 예정입니다. 지금은 김 전대통령께서 중환자실에 계신 데 일반 병실로 올라가시면 다시 떠날 생각입니다. 어제부터는 미음도 많이 드시고 상태가 조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강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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