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살린다더니…” 반복된 현대화, 결과는 ‘공실’ [현장로그]

“전통시장 살린다더니…” 반복된 현대화, 결과는 ‘공실’ [현장로그]

기사승인 2026-04-03 15:45:03


전통시장 활성화는 십수 년째 반복되어 온 과제다. 시설 현대화 사업이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9일 진주 서부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현대화 논의가 이어져 온 끝에 최신식 건물로 탈바꿈한 전통시장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외관과 주차시설은 기존 시장의 불편을 개선한 듯 보였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서자 상황은 전혀 달랐다. 80여 개 점포 가운데 실제 영업 중인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층을 올라갈수록 불이 꺼진 채 방치된 공간이 늘어났다.

사실상 ‘유령 건물’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도 정상 운행되지 않았고, 넓은 공간에도 이용객의 발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현장에서는 높은 분양가와 임대료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보다 크게 오른 비용 부담에 기존 상인들이 입점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운영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통시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운영 주체가 불분명하다.

‘현대화’라는 명분 아래 조성된 공간이 기존 시장 기능을 대체하지 못한 채 공실로 남아 있는 셈이다. 단순한 시설 개선만으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어렵다는 점을 이 사례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장경호 PD
vov2891@kukinews.com
장경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