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삼성증권에 근무했던 박씨는 2007년 10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사실을 폭로하자 비슷한 시기에 삼성증권 고위 임원에게 “5억원을 주지 않으면 삼성그룹 임원 명의로 차명관리된 증권계좌에서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겠다”며 6차례 협박 메일을 보낸 혐의다.
박씨의 이메일은 당시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2007년 12월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후 삼성특검은 박씨의 이메일을 바탕으로 삼성생명 지분 16%가 이건희 회장의 차명지분임을 밝혀내고 비자금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박씨는 삼성증권을 퇴직한 뒤 다른 증권사로 옮겼다가 회사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2008년 7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도피생활을 하던 박씨는 전국 낚시터 등을 전전하다 지난달 자수해 복역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