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육상 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와 수영 선수 나탈리 뒤 투아(27)의 투혼이 20일 지구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피스토리우스는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그나노에서 열린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을 찍었다. 종전 개인 최고기록(45초61)을 0.54초나 앞당긴 그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A 기준기록(45초25)을 통과해 8월 대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메이저 육상대회에서 일반 선수와 경쟁하는 최초의 장애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나 생후 11개월부터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 그는 탄소섬유 재질의 의족을 붙이고 레이스에 나서서 ‘블레이드 러너’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동안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등 장애인 무대에서 독보적 성적을 냈던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동시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했었다.
하지만 국제육상연맹(IAAF)은 “의족이 일반 선수보다 에너지 소비를 25% 정도 절약해 준다”며 그의 출전을 금지했다. 그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했고, CAS는 IAAF의 결정을 뒤집고 그에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길을 터줬다. 그렇지만 그는 아쉽게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A 기준기록(45초55)에 0.7초가 모자라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리고 4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드디어 꿈을 이루었다.
‘외발 인어’ 나탈리 뒤 투아의 아름다운 도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상생활에선 의족을 착용하지만 수영할 때는 상체와 한쪽 다리만을 사용하는 그는 19일 열린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영 10㎞에서 56명 가운데 39위를 차지했다.
중반까지 선두 그룹에 속했던 그는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자신의 최고 기록에 한참 못 미친 2시간8분27초1의 기록으로 결승점에 들어왔다. 하지만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수영의 마라톤’에서 완주한 그에게 동료 선수들과 관중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남아공의 수영 유망주였던 그는 2001년 스쿠터를 타고 수영장에 가다 자동차에 부딪쳐 뼈가 으스러지는 바람에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절망하는 대신 3개월 만에 수영장을 찾은 그는 패럴림픽 스타로 우뚝 섰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베이징올림픽에 절단장애인으로는 처음 출전, 여자 수영 10㎞에서 당당히 16위를 기록했다. 비록 첫 출전한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부진했지만 그는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도전할 생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