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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사진)가 화려하게 복귀했다.
김연아는 10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서 막을 내린 NRW트로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9.34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72.27점을 합해 합계 201.61점으로 1위에 올랐다. 김연아가 200점을 넘긴 것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최고 점수인 228.56점을 세운 뒤 2년10개월 만으로 개인 통산 네 번째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확보한 것은 물론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 점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여자 싱글에서 200점을 돌파한 것은 김연아가 유일하다. 김연아 이전에 최고 기록은 아사다 마오(일본)가 전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작성한 196.80점이다. 아사다는 애슐리 와그너(미국)를 제치고 4년 만에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지만 김연아가 올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주목받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0개월 가까지 경기를 하지 않았던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실전 적응력에 대한 항간의 물음표를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뱀파이어의 키스’에 맞춰 거의 완벽하게 연기를 했던 것과 달리 이날 ‘레미제라블’에 맞춰 연기한 프리스케이팅에선 후반에 체력이 떨어진 탓에 점프에서 두 차례 실수를 범했다. 특히 트리플 살코와 더불 토룹 점프 때는 빙판에 넘어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1년 8개월의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급의 연기였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3회전 연속점프) 등 점프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만큼 빠르고 높았으며, 스핀과 스텝 역시 가산점을 얻을 정도로 정교했다. 특히 예술적 표현력은 예전보다 더욱 섬세해져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최고 PCS인 33.80점을 뛰어넘는 34.85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오랜만에 참가한 경기라 긴장해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며 부담감을 드러낸 반면 “첫 대회여서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앞으로 보완해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겠다”고 자신감도 피력했다.
김연아의 복귀에 해외 언론도 극찬하고 나섰다. AP통신은 9일(한국시간) ‘김연아가 복귀 무대를 지배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밴쿠버 올림픽 챔피언인 김연아가 복귀했다. 김연아는 19개월의 공백을 깨고 ‘흠이 없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지 이그재미너는 “김연아는 가장 어려운 점프 조합으로 올 시즌 여자 선수 가운데선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점프를 성공시켰다. 이 기술은 김연아의 트레이드마크로 여전히 견고했다”라고 극찬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아사다의 강력한 라이벌 김연아의 복귀에 경계감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들어 아사다는 장기이자 낮은 성공률 때문에 단점이였던 트리플악셀(3회전반) 점프를 버렸다. 대신 트리플이나 더블악셀 점프 등 안정적인 구성으로 올 시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아사다의 현재 프로그램 구성으로는 김연아의 순도 높은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당해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마이니치 신문, 스포츠 호치 등은 “1년 8개월 만에 복귀한 김연아의 기량이 여전하다”면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던 두 선수가 2014년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또다시 2라운드를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