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23)가 2년 만에 복귀한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대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여유있게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술점수(TES) 36.79점과 예술점수(PCS) 33.18점을 받아 69.97점을 기록했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2006년 시니어 데뷔 이후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 통산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해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점프를 실수하는 바람에 받았던 64.97점보다는 높았으나 지난해 12월 독일 NRW 트로피에서 받았던 72.27점보다는 낮았다.

디펜딩 챔피언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66.86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무라카미 카나코(일본)가 66.64점으로 3위에 올랐다. 주목을 모은 아사다 마오(일본)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성공시켰지만 더블 악셀 점프에서 실수하며 62.10점으로 6위에 그쳤다.


이날 3그룹 세 번째 선수로 출전한 김연아는 ‘뱀파이어의 키스’에 맞춰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x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0.10)를 훌륭하게 소화했고, 심판들은 1.40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 안겼다. 그러나 두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플립 점프(기본점수 5.30)가 롱에지로 판정되면서 1점이 감점된 것이 뼈아팠다.

플라잉 카멜 스핀도 약간 흔들린 탓에 레벨 3판정을 받으며 0.43점을 감점당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동요하지 않고 이나바우어에 이어 더블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경기 시간 1분25초가 지난 뒤라 10％의 가산점을 얻어 기본점 3.63점에 GOE 0.86점을 더했다. 여기에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펼친 후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끝으로 쇼트프로그램을 마무리지었다.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 3,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4 판정을 받은 김연아는 두 요소를 합쳐 1.81점의 GOE를 받고 절정으로 향했다. 점차 격정적으로 변하는 음악에 맞춰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선보인 김연아는 레벨 4과 함께 0.86점의 GOE를 얻어내고 연기를 마무리했다.

김연아가 연기를 마치자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밝은 표정으로 키스앤크라이존에 앉아서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가 나오자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연아는
“스핀을 제외하고는 모든 걸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면서 “점수를 보고 예상과 달라서 놀랐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어 “점수와 무관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다 했다”면서 “쇼트 프로그램은 이제 끝났으니 하루 동안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오늘처럼 긴장하지 않고 롱 프로그램도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