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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이제 주말 2경기만 남겨놓았다.
지난 9일 시작돼 24일 끝나는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KIA 돌풍이다. KIA는 22일까지 7승2패(승률 0.778)로 2위 두산(5승1무3패·0.625)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1위를 질주중이다. 이에 비해 2000년대 중반부터 양강 체제를 구축한 SK와 삼성은 각각 4위와 7위로 내려앉아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프로야구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는 올 시즌에는 삼성과 SK의 견고한 양강 구도가 무너지고 KIA가 2009년의 우승을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성적이 반드시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의 성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마다 전체 일정을 위한 다양한 전술 구상과 선수기용을 하고 선수들은 각자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는 3번이나 된다. 2005년 롯데, 2006년 LG, 2008년 KIA는 시범경기에서 1위를 하고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다만 시범경기 내용을 봤을 때 KIA는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시즌 드러난 여러 약점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KIA는 팀 실책 2위의 수모를 겪었으며 마무리 부재로 자주 역전패를 당했다. 또한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 소위 ‘LCK포’의 오랜 부상 등으로 인해 4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실책은 적고 블론세이브와 부상자도 없어 선동열 KIA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가장 놀라운 것은 KIA의 타선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IA의 타선은 견고한 선발 마운드에 비해 빈타에 허덕였다. 그러나 시범경기 동안 KIA 타선은 마치 한창 정규시즌을 치르는 듯 활활 타올랐다. 지난 21일 포항구장 열린 LG전에서는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25안타를 기록하며 LG를 16대 3으로 초토화시키기도 했다.
KIA는 팀 타율, 장타율, 득점, 홈런 등 공격력의 여러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이 너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 정규시즌에서 오히려 하강국면을 그린다는 우려도 일부 있지만 ‘FA 이적생’ 김주찬과 타격코치 김용달의 가세가 KIA 타선에 활기를 불러일으킨 것만은 분명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