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의 횡포'로 한동안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남양유업이 이번엔 이물질 사건에 연루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목포의 한 시민이 지인에게서 선물 받은 남양유업의 분유를 아기에게 먹이는 과정에서 개구리가 나왔다는 다소 황당한 이물질 사건이다. 너무도 황당한 사건이기에 자작극 혹은 유통 소비단계에서 들어갈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물질 사건을 5여 년간 담당하고 봐온 그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보통은 김치에서 애벌레 플라스틱 검은봉지 실 등이 나오며 빵에서 플라스틱과 실, 과자에서는 파리나 고무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제조단계에서 검출되곤 한다.
식품업계도 이같은 이물질에 대해선 100%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제조단계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으며 유통단계에서 혹시 모를 변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정부가 인증하는 HACCP 업체에서도 이물질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개구리 분유' 사건도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된다. 해당업체는 제조공정을 공개하며 개구리가 들어갈 수 있는 요인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동종업체들도 개구리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의아해하고 있으며, 블랙컨슈머이거나 유통 중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추정은 분유업계의 고객이물전담반들이 그간 수십 년 겪어온 경험에 의한 것이다.
일전에 파리바게뜨 식빵에서 쥐가 검출됐을 때도 결국은 뚜레쥬르 점주의 자작극으로 밝혀졌고, 삼양사의 쥐포제품에서 쥐가 나왔던 일명 '쥐쥐포' 사건도 증거가 없어 고소·고발인 모두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참 억울한 식품업계다. 원가가 오를 때는 소비재다 보니 가격도 함부로 못 올리지, 이물질 사건 때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결과를 가지고 대서특필되며 '몹쓸놈'이 된다. 항상 결과는 뒷전이다. 이는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하다.
‘개구리 분유’ 소비자는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먹이다 보니 개구리가 나온 것을 어떻게 하냐고 항변해도 된다. 다만 이미 소비단계에서 개구리가 검출됐다는 것은 누가 봐도 관리 부주의다. 방금 산 분유를 뜯었더니 개구리가 있더라라고 하면 어느 정도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거의 바닥이 드러난 분유의 경우 시간의 경과를 점칠 수 있고 보관의 수준도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쥐식빵 사건을 일으킨 빵집 주인은 결국 실형을 살았다. 쥐쥐포 사건의 주인공도 실형은 아니지만 마음고생만하다 끝이 났다.
‘개구리 분유’ 소비자 또한 위의 사례와 다를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소비자는 헛물만 잔뜩 켜다 결국은 보상도 못받고 논란만 일으킨 장본인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소비자 본인 인생에도 오점으로 남은 채…./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