늬들 ‘한국산 뱀직구’ 맛 좀 볼래?… 38살 임창용 MLB 입성

늬들 ‘한국산 뱀직구’ 맛 좀 볼래?… 38살 임창용 MLB 입성

기사승인 2013-09-05 19:32:01

[쿠키 스포츠] 한국 나이로 38세인 ‘풍운아’ 임창용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것도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최고령으로 말이다. 선수생활의 고비마다 무모해 보이던 모험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끝에 드디어 ‘빅리그’ 입성의 꿈을 이룬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아이오와에서 뛰어온 임창용이 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 전격 승격됐다. 컵스 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과 새롭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40인 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고비마다 도전에 뛰어들었던 임창용이 마침내 14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것이다.

진흥고를 졸업하고 1995년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한 그는 구속 160㎞를 오가는 ‘뱀직구’를 앞세워 해태에서 4시즌, 삼성에서 9시즌을 뛰면서 104승 66패 168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로 네 차례 30세이브 이상을 거둬 세 차례 구원왕에 올랐고 선발투수로도 최대 17승을 기록했다. 당시 ‘창용불패’라는 별명은 임창용의 활약을 잘 보여준다. 임창용은 삼성 소속이던 2002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으나 기대에 훨씬 못 미친 65만 달러라는 입찰금액 탓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스스로 포기했다.

‘애니콜’이란 또다른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시도때도 없이 마운드에 올랐던 그는 2005년부터 성적이 뚝 떨어져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06년에는 1경기에 등판하는 데 그쳤다. 2007년에도 부진한 그에게 ‘한물갔다’는 평가가 나왔을 때 그는 돌연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한국 야구계의 무관심 속에 그는 야쿠르트와 2008년 30만 달러라는 헐값에 계약했다.

그는 첫해인 2008년 33세이브를 따내며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떠올랐고 2009년에도 28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리고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리며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당시 야쿠르트와의 3년 계약이 끝나자 요미우리와 한신 등 명문 구단들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그는 자신을 받아줬던 야쿠르트와 3년 15억엔에 계약했다.

하지만 그에게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부터 구위가 떨어지더니 시즌 중반 팔꿈치 수술을 또다시 받은 것이다. 야쿠르트에서 방출된 이후 그의 선택은 은퇴가 아닌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임창용은 지난해 말 컵스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에 있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대우 조건이 다른 계약)을 하고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재활을 겸한 본격적인 실전 등판을 해왔다. 임창용은 트리플 A 11경기에 등판, 11.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하는 등 마이너리그 21차례 등판서 평균자책점 1.61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불펜이 불안한 컵스는 한국과 일본에서 마무리 투수로 검증된 그를 빅리그로 올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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