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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피겨여왕’ 김연아는 15일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가진 빙상대표선수단 기자회견에서 “저는 소치올림픽이 그저 마지막 무대로만 생각하고, 굳이 표현하자면 ‘홀가분한 마무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아는 “2연패를 많이 생각하지 않고 준비한 대로 잘하고 어떤 결과든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각오는.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한달 남은 동안 준비해야할 것을 다 체크하며 훈련할 생각이다. 마지막 대회이기도 하지만 모든 경기에 임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 주변에서 2연패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저만큼은 그것을 많이 생각하지 않고 제가 준비한 것을 잘 하고 싶다. 어떤 결과를 얻는 전 만족할 것 같다.”
-2월 10일 소치 들어가는데, 그동안 세부 계획은.
“특별한 계획은 없다. 그동안 훈련해왔던 것처럼 한다. 올림픽이라고 해서 특별히 한다기 보다 앞서 경기에서 했던 것처럼 하던대로 훈련한다. 다만 올 시즌은 앞서 2번의 경기에서 부족한 점을 찾았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완성도를 계속 높여가겠다.”
-지난 대회에서 쉬운 점프를 실수했는데, 올림픽에서 클린할 수 있는 자신감이 붙었나.
“연습에서는 클린으로 프로그램을 해냈다. 다만 막상 시합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연습을 통해 클린할 수 있는 자신감은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연습을 통해 프로그램에 익숙한 상태여서 클린할 수 있는 확률을 계속 높히고 싶다.”
-밴쿠버올림픽 때는 그곳에서 연습했었지만 이번엔 어떻게 적응하나. 시차적응 문제 등은.
“밴쿠버 때도 약간의 시차는 있었다. 다만 시차는 매 경기마다 겪는 문제기 때문에 거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좀 일찍 가서 현지에 익숙해지려고 한다.”
-밴쿠버 때와 비교해 지금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른가
“밴쿠버 때도 이맘때 실감이 안났었다. 전 원래 현장에 가야 실감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당시 밴쿠버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소치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다만 그때는 처음이라 부담이 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냥 마지막이니만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이번 마지막 연기를 한두 단어로 표현하면
“팬들은 특별하게 생각하지만 저는 그저 마지막 무대로만 생각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홀가분한 마무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올림픽 끝나면 확실한 은퇴다. 지긋지긋한 선수 생활 끝나면 뭘 하고 싶은가
“선수 생활을 하다보면 일상에 제한이 온다. 운동에 집중해야 해서 먹는 것 등 자잘하게 신경쓸게 많다. 아마 모든 선수들이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해와서 뭘 특별히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하면 될 것 같다. 다만 이제 시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마음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이번 프로그램을 고난도로 한 이유는?
“쇼트는 괜찮은데, 프리는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탱고라는 장르 자체가 모든 동작마다 힘이 들어가서 체력 소모가 크다. 그렇게 강한 프로그램을 프리에서 한 적이 없는데다 나이를 먹어서 예전보다 힘들다. 다만 한번 선택한 것이니까 바꿀 수도 없고 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프로그램을 익힐 때는 ‘쉬운 거 할 걸’ 생각도 하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몸에 익어서 괜찮다.”
-2연패에 대한 부담은 버렸다고 하지만 마지막 무대니만큼 우승을 떠나 다른 목표는 없는가. 경쟁자라고 하긴 그렇지만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매 경기때마다 클린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다. 클린해야 한다고 부담감을 가지려고 한다. 그저 실수를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아무래도 같이 출전하는 김해진과 박소연이다. 두 후배가 앞으로 계속 시니어 무대에서 대회를 치를텐데, 이번에 심판들한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기회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여서 긴장하겠지만 앞으로 시니어 선수 생활에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사진=서영희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