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스포츠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소치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세계의 전쟁 당사자들이 무기를 내려놓기 바란다”며 전세계에 ‘올림픽 휴전(Olympic Truce)’의 준수를 촉구했다. 이어 내전 중인 시리아와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언급하며 “휴전은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특히 “우리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어떤 종류의 차별에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반 총장은 올림픽 개최에 앞서 국제적 논란을 빚은 러시아의 ‘반(反) 동성애법’ 등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헌장 6조에는 IOC가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며 “어떤 증오도 21세기에는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고 지적해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의회를 통과한 반동성애법은 미성년자에게 동성애와 관련한 선전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일각에서는 대회를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일었다.
한편 반 총장은 기조연설 이후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유엔 로고가 새겨진 하늘색 모자, 점퍼를 입고 선수촌에 도착한 반 총장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국기광장을 둘러봤다. 이어 선수단이 사용하는 편의시설이 설치된 부스에 들어가 올림픽의 분위기를 함께 호흡했다. 특히 반 총장은 자원봉사자들과 나란히 서서 기념 촬영을 한 뒤 러시아어로 “스파시바(감사합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선수촌 시설에 대한 자원봉사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선수 거주 지역으로 들어간 반 총장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 선수단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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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