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는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샤를 아믈랭(캐나다), 한톈위(중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3000m 계주까지 3관왕을 이룬 지 8년 만에 다시 시상대에 올랐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 3명이 출전했지만 신다운(21)과 박세영(21)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이한빈(26)은 결승에서 7명 중 6위에 그쳤다.
이날 러시아 홈 관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안현수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했다. 체의 문제 탓에 개인전 중 가장 약한 편인 1500m에서 메달까지 획득한 만큼, 안현수는 남은 500m와 1000m 등에서도 추가 메달 획득이 가능해 보인다. 안현수는 특히 올 시즌 월드컵에서 500m 종합 선두를 달리는 최강자다.
하필 이날 준결승에서는 안현수와 박세영의 자리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놓고 2, 3위 싸움을 벌이던 두 선수는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작은 충돌이 있었다. 안현수는 2위를 달리던 박세영을 추월하기 위해 안쪽 코스를 파고들었고, 박세영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잠시 멈칫하다 3위로 들어왔다. 몸싸움이 많은 쇼트트랙 특성상 안현수와 한국 선수들의 충돌은 앞으로 올림픽 기간 내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안현수는 결승 경기가 끝난 뒤 러시아 국기를 돌며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인사를 보냈다. 하지만 믹스드존에서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에게는 잠깐 눈인사만 건넨 뒤 지나갔다.
한편 남자 1500m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목표가 좌절된 한국 쇼트트랙은 500m와 1000m에는 한 명 적은 두 명의 선수밖에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탓에 전망이 더 어두운 형편이다. 이한빈은 한국 취재진에게 “현수형이랑 결승에서 맞붙어서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오늘 한국 선수들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경험으로 삼아 남은 경기에서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치=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