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을 바꿔서 처음 출전한 올림픽이다. 첫 번째 경기에서 메달을 딴 소감은?
- 귀화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이렇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메달을 땄기 때문에 남은 종목은 편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최근 인터뷰에서 올림픽 끝난 이후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최근 여자친구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는데....
- 사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올림픽 이후에 이야기하겠다.
귀화 이후 올림픽에 출전한 소감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 이번 올림픽은 3관왕에 오른 토리노올림픽 때보다 즐기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부상 이후 회복해도 올림픽에 다시 나설 수 있을지 어떨지 몰랐기 때문에 올림픽에 나선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래서 동메달도 내게 매우 소중하다. 특히 러시아에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긴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혹시 금메달을 못따서 아쉽지는 않나
- 물론 모든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한다. 그래서 힘든 훈련도 참고 열심히 한다. 오늘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아쉽지는 않다. 오히려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첫 종목에서 메달을 딴 만큼 남은 종목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계주 부분은 체력적인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 보여줄 수 있다.
러시아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는데
- 러시아 홈 팬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나를 믿고 지원해준 러시아빙상연맹 회장님과 대표팀 스태프, 동료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사실 내가 꼭 따고 싶은 메달은 계주 메달이다. 마지막날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과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과 사이는 어떤가? 러시아어는 할줄 아나?
- 내 러시아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계속 노력중이다. 다른 선수들과 훈련할 때는 러시아어로 하고 있다. 선수들과의 관계는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다른 선수들이 나를 받아줘서 고맙다. 같은 대표팀 안에서는 서로 믿고 협력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 전에 한국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무슨 이야기를 했나
- 나와 한국 선수들은 선후배 사이로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서로 서스럼없이 지내고 대화한다. 그런데, 자꾸 언론이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선수들끼리는 그냥 경기장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할 뿐이다. 물론 내가 한국 후배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있지만 서로 갈등이 있는 것처럼 과장되게 부각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남은 올림픽에서도 각자 선수로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소치올림픽 이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2018년 한국의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예정인가 아니면 러시아 대표팀 코치가 될 생각인가
- 그런 질문은 아직 이른 것 같다. 올림픽 끝난 이후에 대해서 아직 생각한 것 없다. 다만 내 스스로 선수로서 뛸 수 있는 기간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다른 선택에 대한 것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