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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우승은 파란 의상에서 나온다?
스포츠계에는 각종 징크스가 있는데, 피겨 여자 싱글에는 ‘올림픽 블루 징크스’가 유명하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부터 프리스케이팅에서 파란색 계열의 의상을 입은 선수가 금메달을 딴데서 비롯됐다.
타라 리핀스키(미국)를 시작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사라 휴즈(미국), 2006년 토리노 대회의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그리고 2010년 밴쿠버 대회의 김연아까지 금메달리스트들은 모두 파란색 의상을 착용했다.
김연아는 밴쿠버 대회를 앞두고 의상에 대해 “파란색이 프로그램과도 너무 잘 어울리고 징크스도 있고 해서 결정했다”며 ‘올림픽 블루 징크스’를 어느 정도 의식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경우 밴쿠버 대회 당시 주변의 파란색 의상 권유에도 불구하고 검은색과 빨간색이 섞인 의상을 고집했다. 그러나 이번엔 징크스를 의식한 듯 검은색과 파란색이 섞인 의상을 선택했다. 그리고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 역시 짙은 파란색 계열의 의상을 준비했다. 반면 김연아는 징크스를 깨고 싶은 듯 검은색에 보라색이 약간 들어간 의상을 골랐다.
이외에도 피겨에는 재미있는 징크스들이 많이 있다. 우선 올림픽 메달 후보 가운데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선택한 선수는 금메달을 못 딴다는 ‘라흐마니노프 징크스’가 있다. 실제로 92년 알베르빌 대회의 이토 미도리(일본), 나가노 대회와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미셸 콴(미국), 토리노 대회의 수구리 후미에(일본), 밴쿠버 대회의 아사다 등은 쇼트나 프리에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사용했는데, 2~4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아사다는 이번 소치 대회에도 또다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선택했다.
그리고 트리플 악셀(3회전반) 점프를 프로그램에 넣은 선수는 잘해봤자 은메달 아니면 메달을 못딴다는 징크스도 있다. 알베르빌 대회의 이토 미도리와 밴쿠버 대회의 아사다는 점프에 성공했지만 은메달에 그쳤고, 94년 릴리함메르 대회의 토냐 하딩(미국)과 나가노 대회 수리야 보날리(프랑스)는 점프에 실패하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외에 노란색 의상을 금기하는 징크스도 있다. 솔트레이크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은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콴의 몫이 될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했다. 콴 역시 자신이 있었던 듯 갈라공연을 위해 ‘필드 오브 골드’ 음악에 금색 의상을 준비했다. 하지만 부담감 때문에서 점프에서 실수한 콴은 동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금색 의상을 입은 콴이 갈라공연에서 눈물을 흘리며 연기를 펼친 이후 금메달을 상징하는 노란색은 올림픽에서 금기시됐다. 이 때문에 김연아가 쇼트에 노란색 의상을 선택했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과 함께 노란색 금기 징크스를 떠올리는 피겨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징크스는 징크스일 뿐,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다. 과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은 프리에서 붉은색 의상을 입은 선수가 차지한다는 징크스가 있었지만 이것도 몇 년만에 깨졌다. 진정한 실력 앞에서 징크스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이다. 이번에 김연아가 우승하면 올림픽 블루 징크스나 노란색 금기는 그 의미를 잃어버리게 될 전망이다.
소치=사진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영희 기자
소치=글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