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맞선 일본 대형서점의 불안한 '싹쓸이'

아마존에 맞선 일본 대형서점의 불안한 '싹쓸이'

기사승인 2015-08-22 16:14:55
한 일본 대형 서점이 인터넷 서점에 맞서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빼들었다.

중간 판매상을 거치지 않고 출판사로부터 인기 작가 작품의 초판 발행본을 ‘싹쓸이'하듯 사들임으로써 인터넷 서점으로 공급될 물량 자체를 거의 남기지 않는 방식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의하면 기노쿠니야(紀伊國屋)서점은 9월 10일 발매 예정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職業としての小說家)초판 10만 권의 90%를 출판사인
‘스위치 퍼블리싱(도쿄)'으로부터 직접 매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기노쿠니야 서점은 사들인 9만 권 중 3만∼4만 권은 자사의 매장에서 팔고, 나머지는 타 서점에 공급할 예정이다. 출판사 측이 남은 1만 권 중 절반은 판촉용으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초판본 가운데 아마존닷컴 등 인터넷 서점을 통해 유통되는 분량은 5천 권에 불과하게 된다.

중간 판매상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사서 서점에 배분하는 보통의 출판물 유통 시스템 하에서 서점은 일정 기간 안에 팔리지 않은 책을 도매상을 통해 출판사로 반품할 수 있지만, 기노쿠니야 서점은 인터넷 서점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책 재고가 남을 위험을 감수해가며 '싹쓸이식' 직접 구매를 하기로 한 것이다.

기노쿠니야 측은 “초판의 대부분을 국내서점에서 판매해 인터넷 서점에 대항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출판물의 연간 추정 판매액이 작년까지 10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인터넷 서점에 밀려 폐업하는 오프라인 서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진이 기자 ahbez@kmib.co.kr
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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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