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노년기에 발생하는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 뇌혈관 이상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이러한 혈관성 우울증은 70세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박준혁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이뤄진 합동연구팀은 치료가 필요한 노년기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대부분이 뇌혈류 순환장애로 인한 혈관성 우울증이라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기도 용인시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06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뇌혈관 문제를 동반한 혈관성 우울증 환자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혈관성 우울증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대 초반의 경우 약 75%, 75세 이상에는 100%에 이르렀다. 혈관성 우울증이란 MRI로 뇌를 촬영했을 때 백질병변을 보이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모세혈관이 막힌 상태다.
혈관성 우울증 환자의 치료율도 저조했다. 연구팀이 노인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63명의 환자들을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혈관성 우울증 환자 28명 중 2명이 증상이 심각한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혈관성 우울증 환자 35명에서는 이보다 많은 8명이 여전히 치료가 필요한 중증 상태였다.
김기웅 교수는 “노인의 우울증은 청장년의 우울증과는 달리 뇌혈류순환 문제로 인한 혈관성 우울증이 많다”며 “일반 우울증과 치료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