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만원, 49만원, 59만원 등 홈쇼핑 광고도 아닌데, 끝자리가 모두 9로 끝난다. 해당 병원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각종 최신 레이저기계와 수술법을 소개하며 최고의 병원이라고 자랑한다. 별도 팝업창을 통해 값이 싼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한 이유를 들며 환자를 안심시킨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공급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소비자는 광고한 가격대로 해당 시술을 받을 수 있을까. 전화 상담 결과 광고 글이 허위는 아니었지만 그 가격대로 시술할 경우 최신 레이저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추가 옵션도 적지 않았다. 선택은 소비자 몫이었지만 병원은 안전성을 담보했다. 제시한 추가 옵션들을 선택할수록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의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추가 옵션을 2∼3개 선택하고 나니 시술비는 처음 제시된 가격의 2배가 돼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의료상담을 받았다기보다 소위 ‘낚였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20년째 한 곳에서 안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김모씨는 잘못된 의료광고가 의료시장의 물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과거에는 병원의 성패가 의사 개인의 실력에 달렸지만 지금은 얼마나 온라인에 노출되는가에 달렸다”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없는 병원은 광고를 못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환자가 의료광고를 통해 의사의 정보나 병원의 정보를 알 수도 있지만 기존의 시술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마치 획기적인 시술처럼 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신 기기가 이전의 기기에 비해 나은 성능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이전의 기기가 실패하거나 부작용이 많은 것은 결코 아니다”고 덧붙였다.
입소문을 가장한 바이럴 마케팅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블로그나 SNS에 후기를 올리는 형식이 그것인데, 실제 시술을 받고 쓴 체험담인지 돈을 받고 호의적으로 쓴 글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 단체는 무분별하게 저가마케팅을 벌이거나 과장광고를 벌이는 안과병원에 대해 의사회 회원 권한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병원들은 의사회 탈퇴를 감수하고 과장 광고를 이어가 보다 엄중한 제재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저가 마케팅만을 벌이는 병원이라면 일단 의심을 해보고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인지 알아보는 개인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