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수사청탁·내연녀·수사방해 의혹까지…출세가도 달리던 검사 ‘의혹백화점’으로

스폰서·수사청탁·내연녀·수사방해 의혹까지…출세가도 달리던 검사 ‘의혹백화점’으로

기사승인 2016-09-07 15:06:14 업데이트 2016-09-07 15:33:27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출세 가도를 달리던 현직 부장검사가 스폰서와 수사청탁, 수사방해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가 60억원대 사기·횡령 혐의로 구속된 중·고교동창 김모(46)씨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김씨가 고소된 사건을 무마하고자 수사 검사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지난 5일 제기됐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 2007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로 근무하며 삼성비자금의혹 특별수사를 진행했다. 또 2013년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추징금 1672억 자진납부 발표를 이끌어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지난해에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내며 기업 범죄 사범 수사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 부장검사는 유력 정치인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이기도 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 부장검사와 30년 지기인 김씨의 ‘끈끈한’ 관계가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지난 2월과 3월 김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제3자의 계좌를 통해 각각 500만원과 1000만원 등 총 1500만원을 송금받았다.  

이후 김씨가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자신의 회사와 지인 등에게 고소당했고, 검찰에 제출된 고소장에 김 부장검사의 실명과 1500만원이 건네졌다는 회계 내역이 포함되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가 김씨의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들을 만나 수사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6일 구속된 김씨는 “나는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였다며 “회삿돈 1500만원을 빌려준 것뿐 아니라 매번 만나는 자리에서 술값 등 향응과 용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언론에 공개된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SNS 대화를 보면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지난해 12월7일 김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친구, 계좌번호 알려줄게. 지난번 이야기한 거 조치 가능할까”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김씨는 “보내줘. 내가 수요일에 처리할게. 계좌. 얼마. 예금주”라는 답변을 했다.

이렇게 오간 돈이 김 부장검사의 내연녀에게 일부 입금됐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 2월3일 김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문자 메시지로 술집 여종업원의 계좌를 알려줬고, 김씨는 “출근해서 바로 보내고 연락줄게” “500만원 보냈다” 등의 답변을 김 부장검사에게 보냈다. 김씨는 “지난 2월과 3월에 빌려준 회삿돈 1500만원은 김 부장검사의 내연녀에게 갔으며 돌려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김 부장검사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김씨에게 진술 방향을 지시하고, 수사방해 행위로 볼 수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7월 검찰의 조사를 받고 나온 김씨에게 김 부장검사는 “주임검사나 여자 수사관이 너랑 나 술 먹은 것만 물어봤어, 아님 2차 갔는지도 물어봤어?” “내가 30분 마시다가 다음 날 아침 회의 있다고 12시 넘으면 먼저 갔다고 해야 해”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외에도 압수수색에 대비해 집과 사무실의 불필요한 메모가 있는지 확인한 뒤 조치하라는 말과 메모리 복원을 우려해 휴대전화를 바꾸라는 이야기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됐다.  

법무부는 7일 비위 혐의를 받는 김 부장검사에게 2개월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 6일 김수남 검찰총장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엄벌하라”고 지시했으며, 특별감찰팀이 투입될 예정이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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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