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의 기와가 깨지는 등 문화재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된 곳은 지진 진앙이었던 경주다.
13일 경주시청에 따르면 불국사 대웅전 일부 전각의 기와가 2~3장 파손됐으며, 경내에 위치한 다보탑 상륜부 난간석 일부가 탑신에서 분리됐다.
신라 시대 고분 오릉의 재실인 숭덕전 내부 담장도 30m가량 주저앉았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경주 향교 내 명륜당 벽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석굴암에는 별다른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진입로에 낙석이 떨어져 12일 긴급 복구됐다.
국보인 성덕대왕신종과 고선사지 3층 석탑, 신라시대 금관 등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지진 발생 시 크게 흔들림을 느꼈으나, 소장된 물품에 대한 피해는 보고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 전각 기와 일부도 파손됐다. 통도사는 부처의 진신사리가 보관된 한국의 3대 사찰 중 하나다.
양산시청 관계자는 “통도사 내 전각 기와의 뒤틀림 현상이 보고돼 현재 직원들을 현장으로 파견했다”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에서도 일부 문화재 피해가 보고됐다.
울산광역시 문화재 제17호 석계서원 일부 건물의 기와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울주군 두동면에 위치한 ‘박제상 유적지’ 담장의 기와도 일부 파손됐다. 다만,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의 경우 피해를 보지 않았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문화재청은 추가적인 피해 파악에 주력 중이다.
문화재청 대변인실 주충효 주무관은 “추가적인 피해 상황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 대책은 피해 상황을 집계한 뒤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지진으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할 대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과학과 이찬희 교수는 “지진에 대비해 문화재를 보강할 대책이 필요하지만, 원형을 훼손시킬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보강을 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8시32분 경주 남남서쪽 8㎞ 지점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관측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앞서 오후 7시44분 경주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13일 기준, 이번 지진으로 전국에 부상자 8명이 발생했으며, 재산피해 신고는 253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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