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이소연 기자] 경찰이 고(故) 백남기씨 시신 부검 영장 강제집행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25일 오후 5시45분 백씨의 빈소가 마련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 측이 영장 집행에 대해 극렬하게 저항하는 탓에 안전사고 등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강제집행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돌아가서 검찰과 협의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서장은 “영장 집행은 국가의 법 절차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며 “백씨의 사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해 이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법의학적 판단을 받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경찰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였으나 유족이 끝내 영장 집행을 거부했다”며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이 저지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홍 서장은 “향후 영장을 집행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투쟁본부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부검 영장 공개 여부에 대해 묻자 홍 서장은 “영장 집행 현장에서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그는 백씨의 사인에 대해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았냐는 시민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한편, 홍 서장은 이날 오후 3시에 부검 영장 집행 2차 시도를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홍 서장은 유족 측 대리인과 두 차례 협의를 통해 “백씨 유가족과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거절당했다.
장례식장 입구에선 홍 서장과 경찰의 접근을 막으려는 시민들 간의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홍 서장을 향해 물을 뿌렸다.
경찰은 이날 형사 100여명을 비롯해 경비병력 9개 중대 등 1000명을 동원했다.
soyeo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