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가맹점주들에게 68억원을 부당편취한 피자헛이 5억26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법원에서 어드민피에 대한 해당 금액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맹금을 거둬들였다.
2003년 1월 1일자로 부과되기 시작한 ‘어드민피’는 가맹점주들에게 구매·마케팅·영업지원·품질관리 비용을 행정지원 대가 등의 명목으로 부담하게 한 일종의 가맹금이다. 십여 년 간 피자헛은 이 명목으로 68억원을 거둬들였다.
피자헛은 어드민피 신설과 부과 과정에서 협의나 동의 없이 대금청구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청구했다.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편취한 것이다.
문제는 이미 법원으로부터 이 어드민피가 부당하며, 해당 금액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나왔음에도 지속됐다는 점이다. 이미 피자헛은 영업표지사용료(로열티)와 판촉비 등에서 11%에 가까운 금액을 부가하고 있다. 각각 6%와 5%로 상위 10개 피자 브랜드 중 가장 높다.
지난해 피자헛 가맹점주 80여명은 이러한 어드민피 부과가 부당하다며 어드민피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법은 모두 17억7000만원을 반환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피자헛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냈다. 항소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판례가 확정되지 않아 잘못됐음에도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다. 또 5년이 지날 경우 이전 어드민피에 대한 금액은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 소송이 길어진다면 이마저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피자헛은 지난 2015년 직영매장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직영매장 69개 매장의 대부분을 가맹점으로 전환했다. 본사가 고용과 경영을 책임지는 직영에서 개인사업자가 책임지게 된다. 본사는 책임을 덜고 이익만 늘게된 셈이다. 지난해 3월에는 노동조합도 해산됐다.
책임과 가맹금을 떠넘겼고 반환판결에도 모르쇠다. 우리나라 ‘3대 피자’로 불리는 피자헛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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