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드 보복에 신음하는 롯데… 대응 없는 정부

[기자수첩] 사드 보복에 신음하는 롯데… 대응 없는 정부

기사승인 2017-03-07 19:15:01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중국 내 롯데그룹 피해가 심해지고 있다. 불똥은 어디에도 튈 수 있음에도 정부는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 

지난달 롯데와 정부의 사드 부지 맞교환 협상으로 중국이 롯데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복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달 4일 롯데마트 4곳이 소방법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데 이어 7일 이날까지 총 39개 점포가 추가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비상구 옆에 놓인 박스를 문제 삼거나,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같은 장소를 방문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한 표적조사다.

해당 점포들은 1개월 이후 영업정지조치가 해제되지만 추가 조사로 인해 다시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 여기에 현지 업체들의 반한 감정이 가열될 경우 납품 자체를 거부하는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롯데 제품인 탄산수나 소주 등의 제품을 쌓아놓고 중기 등으로 부수는 과격한 퍼포먼스가 벌어지는가 하면 현지 마트 등에서는 롯데 제품 외 다른 업체 제품까지 진열에서 제외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은 ‘롯데’라는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 대해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 금지령은 물론 15일 이후로 온·오프라인 한국관광상품 판매 중지를 명령하기도 했다. ‘반한(反韓)’이 아닌 ‘한한(限韓)’이 현실화된 셈이다.

이미 한국산 호장품과 식품에 대한 통관거부 등 문제는 증폭되고 있다. 숙박업을 비롯해 공연예술, 영화 등 다분야에서의 피해가 눈앞까지 와있다.

문제는 사태가 악화됐음에도 정부차원의 대응이 아직까지도 없다는 점이다. 정부와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 문제를 논의했을 때보다 이전인 2008년부터 중국은 지속적인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2012년 중·일간 센카쿠 분쟁으로 인해 반일 감정이 격해지면서 중국 내 일본기업들의 점포가 습격당하기도 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이었음에도 뒤늦게야 대응책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관계부처는 세계무역기구 제소 검토 외에는 어떠한 대응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고용한 현지인들의 고용 피해 등을 사례로 설득하는 모습은 없다. 적극적이었든 그렇지 않든 정부 정책에 동조한 기업에 대한 보복을 나 몰라라 하는 셈이다.

중국은 롯데를 빌미로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맞는 게 아니니’ 구경만 하는 것은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현지 교포를 비롯해 사드 보복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로 피해를 입는 국민들을 고려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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