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청각장애인 A씨는 진료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기분 나쁜 경험을 하게 됐다. 진료 내용을 수화통역으로 전달받는 중 의사로부터 대기 시간이 길어져 다른 환자 진료에 차질이 있으니 밖에 나가서 얘기하고 결과를 알려 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이다.
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의료기관에 갔다가 오히려 병을 얻게 된 경우도 있었다. 척수장애인 C씨는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고 감각도 없는 C씨를 검사자가 검사대에서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욕창이 생겨 입원치료를 받게 됐다.
위의 사례들처럼 장애인들은 의료기관에서 일부 의료진들로부터 꺼려하는 시선을 느낀 경험이 있으며 때문에 병원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료인들 또한 장애인이 오면 장애인의 특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의도하지 않은 차별을 하거나 실수하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의료 관련 11개 전문 직종 협회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보건의료분야 전문 직종 종사자를 위한 ‘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장애인 건강권 교육’은 장애유형 소개, 장애인과 의사소통시의 원칙과 유의사항, 장애인 진료·검사·처치시 원칙과 주의사항 등으로 구성된다.
복지부는 각 협회에 직종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각 협회는 복지부가 제공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필요시 해당 직종 종사자에게 적용되는 추가 콘텐츠를 개발해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장애인 건강권 교육’은 각 협회 주관으로 실시되는 소속 회원 대상 보수교육 또는 연수교육시 실시하거나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되며, 협회별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각 협회는 ‘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현장 교육 등의 방식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협회별로는 교육 여건을 고려해 ‘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보수교육의 필수과목 중 하나로 지정해 다수 회원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올해 8월 지역(서울, 경기)의사회 학술대회에서 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최초로 실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장애인건강권 교육을 계기로 의사와 장애인 환자가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라며, 장애인들이 보다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 시행 후 장애인 건강권 교육이 활성화되면 장애인들의 의료이용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간 건강격차 해소와 의료접근성 제약 문제 해소를 위해 ‘장애인 건강권 교육’ 외에도 ‘장애인건강검진’, ‘장애인건강주치의’ 등 ‘장애인건강권법’에 근거한 새로운 제도와 사업의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