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가 장 염증을 완화하는 면역 조절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권미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과 교수 연구팀과 김승일 한국식품연구원 박사팀은 급성 대장염 쥐 모델에 사람 유래 프로바이오틱스인 비피도박테리움 아돌레센티스를 투여한 결과 장 염증이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분리한 해당 균주를 2주간 매일 투여한 결과, 투여군은 대조군보다 체중 감소가 억제됐고 대장 길이도 유지됐다. 현미경 분석에서도 대장 조직의 염증 지수와 손상 정도가 뚜렷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익균이 장 염증을 완화하는 구체적인 면역 조절 경로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비피도박테리움의 세포벽 성분인 펩티도글리칸이 면역세포인 조절 B세포를 활성화해 항염증 사이토카인 인터루킨-10 분비를 증가시키는 과정을 확인했다. 인터루킨-10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조직 손상을 줄이는 대표적인 항염증 물질이다.
특히 장과 같이 외부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조직에서는 인터루킨-10이 염증성 신호를 억제해 점막 장벽 손상과 만성 염증 진행을 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열 처리나 고정 처리로 죽은 균에서도 동일한 면역 조절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살아있는 균 자체가 아니라 세포벽 성분인 펩티도글리칸이 조절 B세포의 인터루킨-10 분비를 유도하는 핵심 물질임을 의미한다. 또한 펩티도글리칸이 톨유사수용체(TLR2) 신호를 통해 이러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작동 원리도 함께 규명됐다.
그동안 장내 미생물 연구는 조절 T세포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며, 조절 B세포의 역할과 유익균 성분의 분자 수준 기전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장 면역 항상성 유지에 조절 B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권미나 교수는 “장 염증 질환은 재발과 만성화가 잦아 장기적인 항염증제 사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성분이 장 염증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향후 예방과 보조치료 전략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자가면역질환에서도 면역 균형 회복을 위한 접근으로 확장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