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체크카드, 가파른 성장…기존카드사“오래 갈까”

케이뱅크 체크카드, 가파른 성장…기존카드사“오래 갈까”

기사승인 2017-04-24 10:12:22

[쿠키뉴스=노미정 기자] 카드업계에 새로운 적수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등장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수십만명의 소비자가 케이뱅크에 몰리자 기존 금융권은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또한 체크카드 발급, 신용카드 론칭 등 기존 카드업계를 긴장시키는 마케팅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기존 카드사는 ‘오픈빨’(출시효과)이라며 애써 외면하면서도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지난 18일 기준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비례해 체크카드 가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 건수를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은행 가입자 수와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신용카드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놓고 카드업계에선 오픈용 마케팅 효과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요금 캐시백이나 포인트 적립과 같은 오픈용 이벤트가 체크카드 발급 건수 증가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도 부인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영업 지점이 없고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오픈 기념 체크카드 이벤트는 현금 캐시백 중심이다.  

통신캐시백형 체크카드 이용자는 사용액에 따라 월 최대 3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포인트적립형 이용자는 올해 말까지 사용액에 따라 포인트 적립률을 3%까지 올려 월 최대 2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또 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직불결제 마케팅도 계획 중이다. 오프라인 결제 대행업체(VAN)을 배제하고 가맹점과 계좌 간 직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0% 가까이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카드사들이 대선 주자들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카드업계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라며 “카드 결제방식을 바꾸려면 가맹점 확보 등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카드사는 자본력과 서비스 노하우가 갖춰져 있지만 케이뱅크의 경우엔 아직 검증된 게 없다”면서 “이 같은 마케팅의 결과가 기존 시장을 흔들지, 케이뱅크의 한계를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는 케이뱅크의 행보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찻잔 속 돌풍 정도만 예상했다가 크게 놀랐다”면서 “특히 체크카드 물량이 다수인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은 케이뱅크의 성장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noet85@kukinews.com

노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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