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송금종 기자] 국민은행 취업박람회장에서 만난 김 모(23) 병장은 취업 걱정으로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지방대 건축학도라는 그는 “전공을 살리고 싶은데 관련 일자리가 적어 고민이다”며 “제대하면 어디서부터 취업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그는 급한 마음에 얼마전 영어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군인들이 취업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갈까봐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실제로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전역 후 본인 ‘일’을 찾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현역들이 많다고 한다. 간부는 5년에서 길게는 30년이 넘게 복무하는데 20~30대 연령층은 전역 후 공부와 취업 준비를 병행할 수 있지만 가정을 돌봐야 하는 40~50대는 경제적 중압감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제대 후 상황도 좋지 않다. 한 해 배출되는 제대군인은 평균 6000여명인데 이 중 약 절반은 취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도별 취업통계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 사이 제대군인 취업률은 57.7%다.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취업률은 58.7%로 조금 올랐다가 최근(2011~2015년)에 와서는 58.1%로 다시 떨어졌다.
국가는 이런 제대군인들을 위한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는 서울, 경기(남/북부), 부산, 창원, 대전, 대구, 광주 등 8곳이 있다. 하지만 5년 이상 복무한 장교, 준사관, 부사관 지원하기 때문에 병 출신은 혜택에서 제외된다.
이렇다보니 제대를 미루고 유급지원병에 지원해 군 복무를 연장하는 이들도 많다. 대학으로 치면 졸업유예나 마찬가지다. 국방부에 따르면 병사에서 전문하사로 전환한 규모는 2014년 3940명에서 2015년 3283명, 지난해 3684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 또한 무기한 연장이 어렵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하다. 병으로 제대했다가 간부로 재입대하는 제도도 있지만 연령과 모집인원이 제한돼 있다.
하반기 채용시즌이 오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 전역예정자들에게도 반가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 협조가 필요하다. 채용라인을 풀로 가동해 인재를 발굴, 양성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이 살고 기울어진 경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반기는 채용시장 문이 활짝 열리길 기대해본다. 이용섭 부위원장 말처럼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애국자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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