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국정원 외곽팀장 구속영장 기각…“우병우 영장 기각도 같은 판사”

‘댓글공작’ 국정원 외곽팀장 구속영장 기각…“우병우 영장 기각도 같은 판사”

기사승인 2017-09-08 09:59:37 업데이트 2017-09-08 10:00:18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범죄혐의는 소명되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지회(국정원 퇴직자 모임) 전 기획실장 노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노씨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간인 외곽팀장으로 활동하며 양지회 사이버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특정 후보에 불리 또는 유리한 댓글을 단 혐의를 받는다. 회원들에게 댓글달기, SNS 계정 개설 등을 교육했다는 의혹도 있다. 

같은 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외곽팀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삭제한 혐의를 받는 양지회 현직 간부 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오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은닉한 물건의 증거가치,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에 비춰 도망하거나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검찰이 양지회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오자 회원들이 올린 인터넷 활동 기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컴퓨터 하드디스크 기록을 삭제토록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양지회측은 국정원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국가 예산으로 활동비를 받아 온라인에서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정치에 관여했다”며 “두 피의자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한 오 판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오 판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영장도 기각하신 분이다. 최근 일련의 영장 기각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말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 총수와 인터뷰를 진행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오 판사가)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기각이라든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부연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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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