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13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영학을 면담한 서울청 과학수사계 소속 이주현 프로파일러(경사)는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평가할 때 이영학은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았다"며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본다. 이영학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영학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이 경사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로 놀림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 이씨가 친구들을 때리는 등 보복적 행동을 보였다"면서 “이씨가 이 과정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학의 딸은 아버지에 대한 종속 성향이 강해 범행을 도왔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영학의 딸을 면담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한상아 경장은 "이씨가 딸에 대한 애정의 마음이 있고 딸도 이씨에 대해 단순히 아버지 이상으로 심리적으로 굉장히 따랐다"며 "딸은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을 하기 훨씬 전부터 물려받은 유전병에 대해 고민, 상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오직 아버지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행동을 보인다"며 "아버지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못 견뎌 했다. 조금이라도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씨의 딸은 이씨가 한 행동에 대해 전혀 가치 판단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