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2세 경영자 '보여주기' 반짝 효과(?) … 자체사업 역대 최대로 늘려

한신공영, 2세 경영자 '보여주기' 반짝 효과(?) … 자체사업 역대 최대로 늘려

지난해 2세 경영 본격화 후 수주 물량 증가…실적 이면에 수주 잔고 하락

기사승인 2018-01-05 05:00:00


아파트 브랜드 '한신더휴'로 알려진 한신공영이 지난해부터 역대 최대 규모로 자체 분양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다소 보수적으로 아파트 분양사업을 진행하던 한신공영이 갑자기 공격적으로 자체사업을 펼치는 이유는 지난해 2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올리기에 나섰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이런 급격한 외형 성장세는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신공영은 하남, 과천 등지에서 민관 합작 방식으로 택지 부지를 사들이고 있으며, 올해도 자체 사업 비중을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한신공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자체사업 분양물량을 극대화했다. 한신공영은 2012년부터 국내 주택경기가 호전되자 공공 부문 중심에서 민간 부문으로 매출 비중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2011년 84%에 달했던 관급공사 비중은 지난해 말 40%까지 감소했으며 자체 주택사업을 포함한 민간 부문 비중은 56%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연말까지 한신공영의 자체 공급물량은 총 5400여 세대로, 연초 업계 추정치인 4000세대를 훌쩍 넘겼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7월 청라지구에서 자체 사업인 '청라 호수공원 한신더휴'를 선보였으며, 10월에는 부산 기장군 일광지구 8·9블록을 선보였다. 또 세종에서는 2-4생활권 주상복합 H01·H02블록 등을 마감했다.

자체사업 외에도 한신공영은 지난해 3월 경기 화성 봉담 지역주택조합을 분양했으며, 경남 양산 물금에서는 '양산 물금 한신더휴'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업계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자체사업이다. 한신공영은 그간 자체 공급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관급 및 공공 물량에 집중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갑자기 대규모 자체사업으로 분양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신공영의 이같은 변화는 최용선 회장의 장남인 최문규 부사장이 대표로 나서면서 2세 경영이 본격화 됐기 때문이다. 지난 1950년 한신축로공업살 출발한 한신공영은 지난 2002년 최용선 최장이 인수한 이후 줄곧 최 회장과 그의 측근인 태기전 사장이 이끌어 왔지만, 작년부터 최문규 부사장이 부임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문규 대표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은 해외 유학파 출신으로 현대자동차, 현대상선, 현대해상 등을 거쳐 지난 2005년 한신공영에 입사했다. 그는 당시 경영지원 부서장으로 입사해 2007년 상무로 승진했고 2011년 경영기획실장에 올랐다가 지난해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문제는 자체사업 비중 확대로 인한 실적 반등이 단기간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한신공영은 표면적으로 최대 분양 실적으로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신규수주 감소에 따른 수주잔고 하락과 보유용지 급감 등의 우려가 많다.

실제 한신공영의 지난해 상반기 신규수주는 3955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6457억원에 비해 38.7% 감소했다. 전체 수주잔고 역시 3조1997억원에서 2조9008억원으로 9.34% 줄어들었다.

게다가 보유용지는 1805억원 규모에서 863억원어치로 52.1% 급감했다. 그동안 한신공영이 택지입찰을 통한 용지 확보로 자체사업을 영위했던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할 부지 확보 자체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부채비율에 따른 재무건전성 회복은 여전히 당면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2분기 472%에서 3분기 이후 427%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상황이다.

또 자체사업의 특성상 리스크가 크다. 자체사업은 부지매입부터 분양과 시공, 유지관리까지 사업의 전 과정을 한 건설사가 책임지고 진행하는 사업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토지 구입비용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 미분양에 따른 위험성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건설경기 하락으로 자체 분양 사업이 부진할 경우 관련 리스크가 크게 증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신공영이 지난해부터 자체 분양사업을 크게 늘리며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며 "자체사업을 하면 수익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중견건설사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떠안게 될 리스크도 크게 때문"이라며 "건설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칫 한 사업장이라도 실패하면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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