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강혜정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 타블로와 육아 배턴터치 덕분”

[쿠키인터뷰] 강혜정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 타블로와 육아 배턴터치 덕분”

강혜정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 타블로와 육아 배턴터치 덕분”

기사승인 2018-02-14 13:31:17

KBS2 월화극 ‘저글러스’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열연을 펼쳤던 배우 강혜정은 “그 정도는 애교”라며 웃음을 보였다. 달리다가 구두굽이 걸려 넘어지는 등 몸을 쓰는 장면이 종종 있었지만, 지난 작품의 고생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혜정은 작품 종영의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종영 소감이요? 정말 아쉬워요. 사실 촬영한 지 두 달 반 정도가 넘어가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저글러스’는 마지막 대본을 받는 순간까지도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장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었고 작품에 임하는 그 순간 자체가 정말 좋았거든요. 끝이 보이니 정말 아쉽더라고요.”

아쉬움을 토로하는 강혜정에게서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 배우의 즐거움이 읽혔다. 강혜정은 ‘저글러스’를 통해 약 3년 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쳤다. 간혹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안부를 전하기도 했지만, 연기자로서는 매우 오랜만의 행보다. 육아를 하며 활동이 자연스레 줄었던 강혜정은 “계속 월차를 쓰고 있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매년 8월 정도면 제가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휴가를 만끽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계속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직장인으로 치면 계속 월차를 쓰고 있는 셈이죠. 육아를 하며 정신없이 보내다가도 남편인 타블로와 밤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죠. 꼭 연기가 아니더라도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어요. 인터넷으로 레몬차를 만들어서 파는 것까지 생각해 볼 정도로요. 그러다가도 아이를 보면 너무 행복해서 아이랑만 놀고 싶기도 했지만요.”

대표작인 영화 ‘올드보이’(감독 박찬욱)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특유의 연기력을 자랑해온 강혜정이지만,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작품 제안이 점차 줄었다. 강혜정은 ‘저글러스’ 출연에 대해 “운과 때가 잘 맞았다”라고 설명했다.

“다행스럽게도 운과 때가 잘 맞았죠.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건 ‘저글러스’의 왕정애라는 캐릭터와 제가 잘 맞았던 덕분인 것 같아요. 연출을 맡은 김정현 PD와 조용 작가의 상상을 통해 기회가 주어진 거죠. 다른 모습의 저를 상상하고 먼저 용기를 내주셔서 가능한 출연이었어요.”

강혜정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소감을 “신났다”라는 한마디로 표현했다. 육아를 하며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것과는 다른 질감의 감정을 느낀 것이다. 강혜정은 그 감정을 “나 혼자만이 가질 수 있는 신나는 기분”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아이 있는 집은 일 하러 출근하는 게 쉬러 가는 것이란 말도 있잖아요. 저도 촬영장에 나갈 때면 오히려 쉬러 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현장에서는 일을 하며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어요. 나를 뿜어내고 나에 대해 고민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신선한 에너지를 받은거죠.”

이처럼 강혜정이 몸을 아끼지 않고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연기할 수 있었던 것에는 가족의 힘이 컸다. 남편 타블로는 누구보다 열렬한 ‘저글러스’의 팬이 되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기다렸다. 강혜정은 “남편이 ‘저글러스’를 좋아하는 만큼 잘하고 싶었다”며 “그게 어떤 비평보다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육아의 빈자리를 남편이 잘 채워준 덕분에 작품을 잘 마칠 수 있었어요. 남편이 딸과 정말 잘 놀아주거든요. 둘 다 바쁜 게 아니라서 육아의 배턴터치가 가능했죠. 앞으로도 배턴터치가 가능한 선에서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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