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만능 플레이어 고요한(30·FC 서울)이 “감독님께서 어떤 임무를 주시든 잘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요한은 2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식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수비와 미드필더 중 어디에서 뛰든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요한은 만능 플레이어다.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에선 수비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간 A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풀백(윙백), 홀딩, 맨투맨, 측면공격수 등 어떤 임무가 부여되든 올곧이 역할을 소화해냈다.
최근 선수 줄부상으로 고민이 깊은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 고요한은 천군만마 같은 자원이다. 고요한은 “어떤 포지션에서 뛸지 모른다. 감독님께서 미션을 주신다면 잘 이해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완벽한 맨투맨 수비를 보여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독일, 멕시코 등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팀을 상대로 ‘선수 지우개’ 특명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상대팀에) 워낙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운을 뗀 고요한은 “독일 선수들은 피지컬이 뛰어나고 멕시코 선수들은 월등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감독님께서 특정인을 지목한다면 분석을 잘 해서 쉽게 볼을 못 차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제2의 하메스’가 누가 될 지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일”이라면서 머쓱하게 웃었다.
고요한은 소속팀 FC 서울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소속팀에서 좋은 결과를 낸 후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아쉬움부터 드러냈다. 서울은 전날 우승후보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0-4로 대패하며 9위에 머물렀다. 고요한은 “경기 후 주영이형, 태휘형 등 월드컵 경험이 있는 형들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평가전에서 다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해줬다. 이을용 감독님께서도 부상당하지 않게 조심히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주세종(28·아산 무궁화)의 대표팀 합류에 대해 “얼마 전 카톡도 하고 얘기도 나눴다. 발탁된 것에 서로 축하를 했고, 훈련장에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세종이와 같이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면서 옛 동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