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은 30대 첫 월드컵 준비에 대해 “책임감이 막중하다”면서 “대표팀이 어려진 만큼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물론 말이 아닌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최선이다”면서 각오를 드러냈다.
이청용은 25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종명단에 들 수 있을 만한 모습을 평가전에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청용은 “파주에 여러 차례 와봤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이다”라면서 “소속팀에서 많이 뛰진 못했지만 지난 일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가전에서 윙백으로 뛰었던 이청용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청용 역시 “어떤 포지션이든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윙백으로 뛸 당시 수비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8년 전 대표팀에서 막내였던 이청용은 어느덧 최고참 대열에 올랐다. 당시의 자리를 황희찬, 이승우 등이 채운 상황이다. 이청용은 “후배들이 최대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둘을 보면 경기장에서 항상 열심히 하고 보기 좋다. 팀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을 즐겼으면 좋겠다. 즐겨야 활약이 나온다”면서 “물론 아무나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준비된 자만이 즐길 수 있다. 지금부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잘 준비를 하다보면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아래는 이청용과의 일문일답이다.
Q. 2008년부터 국가대표 생활하면서 10년 가까이 파주를 드나들고 있다. 이번엔 어떤 기분이었나
=일단 파주에 여러 차례 왔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왔다.
Q. 실전 감각 논란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단 그런 시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저도 이해한다. 소속팀에서 경기는 많이 못 뛰었지만 제가 감내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지난 일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최종명단에 들진 않았지만 들 수 있다는 자격을 평가전에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신태용 감독이 이청용 선수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전술적 활용도가 높다고 했다. 일각에선 그간 측면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윙백으로 뛸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다른 포지션 요구하면 반응할 자신 있는지
=일단 제가 어떤 포지션이든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 할 준비는 되어 있다. 물론 어려운 시기에 감독님께서 믿고 불러주신 만큼, 늘 그래왔듯 대표팀에 들어왔으니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Q. 윙백으로 본인이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해 러시아 평가전에서 윙백으로 뛰었다. 그때 경험을 얘기해 달라. 보완점이 있는지.
=일단 아직 어떤 전술로 월드컵을 준비할지는 선수들도 잘 모른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저도 10월에 윙백으로 2경기를 뛰었다. 그때 많이 부족했던 부분이 수비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 어느 포지션에서 뛸지 모르겠지만 임무가 주어지면 100%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
Q. 경기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다. 다만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청용 선수가 비교적 건강한 상태라 기대를 거는 부분도 있다.
=시즌 치르면서 많은 경기 나가진 않았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쳤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전감각을 얼마큼 빨리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평가전에서 차츰 좋아질 거라 본다.
Q. 이영표 해설위원이 2010년 이운재, 안정환의 역할을 이청용 선수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론은 3전 전패의 비아냥이 있다. 팀에서도 알 고 있을 텐데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나.
=월드컵이 마냥 즐기기엔 쉽지 않지만 선수들이 즐겼으면 좋겠다. 즐겨야 활약이 나온다. 아무나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준비된 자만이 즐길 수 있다. 지금부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잘 준비를 하다보면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Q. 두 번의 월드컵에서 20대였고, 지금은 30대다. 느낌이 다른가.
=좀 더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대표팀이 어려진 만큼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물론 말이 아닌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다.
Q. 앞선 월드컵과 달리 경쟁이 치열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최근 대표팀에서 많이 못 뛰었었고 그럼에도 저에게 기회를 주셨다. 그 기회에 보답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왔다. 그리고 최근엔 아무래도 선수들이 부상을 많이 당하면서 팀 분위기가 다운된 감이 있다. 그런 게 오히려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Q. 기성용 선수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연령대이고 또래이다. 배태랑으로서 기성용, 구자철과 주고받은 얘기가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선 따로 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그 이후의 일들은 끝난 다음에 생각해볼 생각이다.
Q. 8년 전 기성용, 이청용의 위치가 지금은 황희찬, 이승우가 채웠다.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최대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막내로 들어온 희찬이나 승우 보면 경기장에서 항상 열심히 하고 보기 좋다. 팀에 큰 영향을 준다. 좋은 동생들이라 생각한다.
파주 NFC |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