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펍지‧카카오)’가 주간 순위에서마저 ‘리그 오브 레전드(라이엇)’에 왕좌를 반납했다. 수년 째 이어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저력과 ‘배수의 진’을 친 배틀그라운드의 승부에 관심이 모인다.
미디어웹이 제공하는 게임트릭스 주간 종합 게임 동향에 따르면 이달 2~8일 2주차 PC방 사용시간 점유율 1위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되찾았다. 평균 점유율 27.12%로 33주 동안 정상을 지킨 배틀그라운드의 26.48%를 제쳤다.
이어 ‘오버워치(블리자드)’가 8.81% 점유율로 3위, ‘메이플스토리(넥슨)’가 7.81%로 4위를 차지했고 넥슨의 ‘피파온라인4’,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순으로 7위까지 자리했다. ‘스타크래프트(블리자드)’는 8위로 2순위 하락하고 9~10위는 ‘리니지(엔씨)’와 ‘디아블로3(블리자드)’가 지켰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지난 5일 일간 순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에 역전을 허용했다. 최근 1~2개월 새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했고 지난 5일 서버 정기 점검 이후 이어진 접속 불안정 여파로 점유율이 크게 줄며 순위 하락했다.
이후 배틀그라운드의 점유율은 27% 전후로 회복, 8~9일 근소한 점유율 차로 순위를 되찾았다가 이틀 만인 10일 다시 2위로 내려갔다. 올 상반기 최고 40%대 점유율까지 기록했던 격차를 감안하면 하락세는 뚜렷하다. 이날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의 점유율은 26.99% 대 26.32%다.
지난해 12월 정식 출시된 배틀그라운드의 하락과 달리 2008년 출시된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13년 국내 출시 이후 5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구가했다. 2016년 상반기 오버워치 등장 전까지 최고 40%대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지켜왔다.
특히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의 1위 탈환은 과거 오버워치와의 경쟁 패턴과 비슷하다.
오버워치는 출시 1개월여 만에 30%대 점유율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처음 끌어내렸지만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아 자리를 다시 내줘야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오버워치 ‘경쟁전’ 시즌 종료 시점마다 정상을 위협, 역전하는 저력을 보였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시즌에 따른 편차는 없지만 정식 출시 후 반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 리그 오브 레전드에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팀 플랫폼 동시접속자 수도 하락세에 있는 만큼 이전 위치를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환경 개선 기능을 대대적으로 추가한 오버워치나 대규모 업데이트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메이플스토리와 달리,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업데이트에서 스킨 테마, 바위 그래픽, 맵 구조 일부를 바꾸는 수준에 그쳐 큰 호응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최근 밸런스 업데이트 역효과로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바 있지만 지난달부터 진행한 ‘2018 VS’ 등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선보이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반격 여부는 오는 25~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PGI(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2018’을 기점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총 상금 200만달러가 걸린 e스포츠 행사로 펍지는 여기서 배틀그라운드의 앞으로의 e스포츠 규정과 기준, 방향성 등을 모두 확정할 방침이다.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안착시키며 팬덤을 형성, 장기 흥행 동력으로 삼은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와 달리 배틀그라운드는 아직 국내에서도 대회가 크게 흥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펍지는 이를 타개하고 글로벌 대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PGI를 준비했다. e스포츠 대회가 자리를 잡을 경우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하락세를 일부 방어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업데이트에서 적용한 테마 스킨도 PGI 2018 대회 컨셉트로 펍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게임트릭스 주간 동향 10위권 밖에서는 15위 ‘카트라이더(넥슨)’와 17위 ‘한게임로우바둑이(NHN)’가 2순위씩 상승하고 ‘천애명월도(넥슨)’가 19위로 3순위, ‘아이온(엔씨)’이 20위로 2순위 하락한 외에 큰 순위 변동이 없었다.
미디어웹은 전국 약 1만개 PC방 모집단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게임백서’ 지역별 비율에 따라 약 4000개 표본 PC방을 선정해 게임트릭스 순위를 집계한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