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으로 포도당 배출…당뇨 치료 새로운 표적 발견

장으로 포도당 배출…당뇨 치료 새로운 표적 발견

기사승인 2026-03-12 10:09:27
구철룡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왼쪽)와 강찬우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세브란스병원 제공

비만대사수술의 혈당 개선 효과를 약물로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구철룡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강찬우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손인석 아론티어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치료 표적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의 혈당 개선 효과를 약물로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제2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고도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시행되는 비만대사수술은 혈당 개선 효과가 뛰어나지만 수술 부담과 합병증 우려 등으로 실제 수술률은 대상 환자의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이 인슐린 감수성 개선이나 장내 포도당 흡수 억제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비만대사수술 이후 관찰되는 ‘장내 포도당 배출’ 현상에 주목했다. 이는 혈액 속 포도당을 장 조직이 흡수한 뒤 다시 장관 내강으로 배출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환자의 소장 조직과 다양한 장내 포도당 배출 모델의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고,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100만 건 이상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이를 통해 일반 장 조직을 포도당 배설형 조직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인자를 탐색했다.

분석 결과 단백질 인산화효소 C(PKC)의 활성 패턴이 포도당 배출 상태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변화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PKC 아형 가운데 비정형 PKC가 포도당 수송체(GLUT1)를 매개로 장내 포도당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당뇨병 마우스 모델에서 장 조직의 비정형 PKC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한 결과 혈액 속 포도당이 장 상피세포를 거쳐 장관 내강으로 배출되는 현상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혈당이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후보 물질 ‘프로스타틴(Prostatin)’이 비정형 PKC를 활성화해 동일한 장내 포도당 배출 기전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대사수술 이후 혈당이 개선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하고, 해당 신호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당뇨병 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구철룡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대사수술 이후 나타나는 장내 포도당 배출 기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표적을 규명했다”며 “해당 신호 경로를 기반으로 당뇨병과 체중 감량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