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조혈모세포이식 합병증…AI 사전 예측 기술 개발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합병증…AI 사전 예측 기술 개발

기사승인 2026-03-11 14:17:11
(사진 왼쪽부터)홍경택, 강형진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한도현 융합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간 합병증의 고위험군을 항암 치료 시작 전부터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홍경택·강형진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한도현 융합의학과 교수, 유수완 전 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에서 발생하는 ‘간정맥폐쇄성질환(VOD)’의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핵심 혈액 표지자를 발굴하고 이를 활용한 머신러닝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등 중증 질환 소아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법으로, 이식 전 병든 골수를 제거하기 위해 고강도 항암 치료가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부설판 등 고독성 항암제는 간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간정맥폐쇄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간정맥폐쇄성질환은 간 비대와 복수, 혈소판 감소, 간·신장 기능 저하 등을 동반하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소아 환자의 약 15~30%에서 발생한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사망률이 최대 80%에 이를 수 있어 조기 위험 평가와 예방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항암 치료 전 단계에서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혈액 기반 표지자를 찾기 위해 반일치 공여자를 이용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둔 소아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대상 환자는 부설판 기반의 고강도 전처치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로, 중증 간정맥폐쇄성질환이 발생한 환자 26명과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25명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항암 치료 전후 혈액 속 단백질 720종을 정밀 분석한 결과 질환 발생 여부에 따라 서로 다른 단백질 발현 패턴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들은 항암 치료 이전부터 간 해독 기능과 관련된 효소인 GCLC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질환이 발생한 환자들은 항암 치료 전부터 해당 효소가 낮았으며 간 기능과 관련된 단백질인 FBP1 발현도 유의하게 낮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간정맥폐쇄성질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15개의 초기 단백질 표지자를 발굴하고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예측력이 높은 5개 핵심 단백질(HRNR, FBP1, DCD, GCLC, LSAMP)로 패널을 압축해 분석한 결과, 해당 지표만으로도 고위험군을 높은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의 예측 성능은 AUC 0.92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모델을 활용하면 조혈모세포이식 전 단계에서 간정맥폐쇄성질환 발생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예방 치료나 치료 전략 조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홍경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간정맥폐쇄성질환이 발생하는 환자는 항암 치료 전부터 이미 다른 혈액 단백체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고위험군 환자의 예방 치료와 안전한 조혈모세포이식 치료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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