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을 뽑기 위한 카운트다운도 본격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주민·박홍근·전현희 의원과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 6명의 예비후보를 면접하며 후보 선정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3월5일 공직자 사퇴 기한을 앞두고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오세훈 시장에 도전하거나 그 뒤를 잇겠다며 나설 분위기다.
아직 주자도 확정되진 않았지만 선거철의 고질병인 네거티브 공세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책 대결의 장이 펼쳐져야 할 자리에 상대방을 향한 흠집 내기가 먼저 들어앉는 모양새다. 정원오 구청장을 향한 농지법 위반 공격, 오세훈 시장의 개인사를 파고드는 민주당의 공세는 낯익고 피곤한 풍경이다. 2011년 ‘1억 피부과’, 2021년 ‘생태탕 논란’처럼 서울시장 선거는 늘 정책 대신 비방이 기억에 남는 싸움터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상황은 네거티브를 허락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당장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에 따라 ‘쓰레기 대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여기에 이달 12일 서울고법이 상암동 소각장 건립에 제동을 걸면서 서울시의 중장기 쓰레기 처리 계획은 완전히 꼬여버렸다. 1000만 서울시민이 매일 버리는 쓰레기를 당장 어디에 묻고 태울 것인가는 빠르게 해결해야 할 문제다.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갈구하는 건 ‘누가 더 깨끗한 과거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각 후보가 제시한 방안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검증할 가치가 있다. 오세훈 시장은 민간 위탁 확대와 기존 시설 현대화를 통한 처리 능력 보강을 강조해왔다. 정원오 구청장은 성동구에서 추진한 열분해 기반 자원순환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박주민, 전현희 의원 등은 전처리 시설 확충과 발생지 처리 원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모두 치열하게 토론해볼 만한 정책들이다.
하지만 이 정책들은 진영 논리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해법의 구체성을 겨루기보다 상대를 ‘독단’이나 ‘지역 이기주의’로 규정하는 정치적 언어에 머무는 모습이다. 그러는 사이 매립지는 꽉 찼고 시민들의 불안은 쌓여가는 쓰레기봉투만큼 커지고 있다.
선거철 네거티브는 중독성 있는 유혹이다. 복잡한 수치와 기술이 필요한 정책 설명보다 상대의 도덕성을 건드리는 것이 지지층을 모으기엔 훨씬 쉽다. 하지만 비방 한 줄이 쓰레기 한 봉투를 소각할 수는 없다.
후보들에게 제안한다. 이번 선거만큼은 ‘상대의 과거’가 아닌 ‘시의 현재’를 놓고 싸워 달라. 마포 주민의 환경권과 서울 시민 전체의 편의 사이에서 균형 잡힌 현실적인 정책을 보여 달라. 정치는 쓰레기를 치우는 즉 문제를 정리하고 해결하는 일이지, 거친 말과 불필요한 언사로 휘감는 일이 아니다.







